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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인생 밑바닥 쳤다"..'내남결' 복귀 박민영, 울먹인 한 시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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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많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와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실수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마련했다. 조금이라도 더 닿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

배우 박민영(38)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22년 은둔의 재력가로 불리던 강종현과의 열애설이 불거진 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 이유는 강종현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사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 강종현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구속기소됐던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논란을 이끌고 다니는 인물이었기에 그동안 박민영이 쌓아왔던 단단한 이미지에 금이 가기도.

박민영은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제작발표회에서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던 것에 이어, 최근 종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서도 재차 고개를 숙이며 "실수를 인정하는 데까지 힘들었지만, 인정하고 나니 모든 게 선명해졌다. 그래서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이 자리가 주어졌음에 감사하다. 저는 이제 바닥을 한 번 쳐보니 많은 것을 감내하고 받아들이고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더 배우로서 충실한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서 더 인생 1회차의 (강)지원이가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이 작품에 애정을 갖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제 인생에 커다란 시련을 맛봤는데, 생각보다 오래 갔고, 지금도 완전히 나았다고 할 수 없고, 평생 가져가야 할텐데, 이제는 조금 더 직접 가까이서 소통하고 세상에 나오려 한다"고 밝혔다.

대중의 질타는 박민영을 무너지게 했지만, 또 다시 일어나게 했다고. 박민영은 "사실 인생에서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냥 편하고 따뜻하게 엄마의 온기를 느끼며 있고 싶다.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아마도 돌아가고 싶다면 삶의 굴곡을 몰랐던 때가 아닐까"라며 "제가 너무 당연히 받아들였던 기사들도 당연한 것이 아니고 되게 큰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데뷔 때부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는데 잘 몰랐던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당연시했던 것들에 감사하고 싶었고,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께도 '나 잘 있다. 걱정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야 기회가 생기지 않나. 그래서 너무 힘든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작품을 선택하게 됐고, 이온음료만 먹고 쓰러져갈 때도 카메라만 돌면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몰입했다고. 자신의 재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독기를 끌어올렸다. 이에 43kg이던 체중을 37kg까지 감량하며 힘을 줬다. 박민영은 "저는 이 작품을 처음 읽을 때 앙상한 손, 환자복 사이로 드러나는 뼈, 매마름과 건조함, 영혼 없는 동공 같은 단어들에 집중했다. 어떤 드라마든 1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강지원이 가장 아팠던 시절이 1부의 1신부터 28신까지였기에 그걸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와 박민영 얼굴 무슨 일이야?'하는 얘기가 있더라도 앙상하게 빼고, 광대가 도드라지는 앙상하고 매마른 동공을 표현하고자 제 마음을 많이 누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지원의 인생 2회차는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아냈고,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통해 7주 연속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는 박민영이다. 그는 "반응을 보고 힘을 얻기도 했지만, 마음을 놓지 못했던 것 같다. 최근까지도 편집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어떻게 하면 드라마를 잘 완성할 수 있을지 의견을 주고받았다. 주변에서 말씀해주시는 반응을 들었지만, 제가 찾아보지는 못했다.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던지라 반응을 최대한 멀리했다. 그러다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보고 '아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강지원이 '내남결'을 통해 해피엔딩을 맞이했듯 박민영도 인생의 해피엔딩을 기다린다. "해피엔딩이 오기를 바라는 지금이다. 삶에 대한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20대, 30대에는 죽어라 일만 했는데, 이제는 성취감이 아니라 다른 행복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서 물질적 풍요에서 오는 행복이 아니라 진짜 행복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제 인생도 의미가 있게 쓰여지길 바라고 있다. 인생의 로맨스 역시 오기를 바란다. 제 2막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팬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이름이 '브랜뉴 마이 데이'다. 말 그대로 새로운 2막을 팬들과 함께하고자 했고, 드라마에 임할 때의 자세를 잊지 않고 가자는 의미도 있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땅을 진짜로 밟고 살 자신이 생겼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