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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동료 침묵→왕따 추락' 이강인, "마이 리틀 브로" 떠난다던 음바페의 애정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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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킬리안 음바페가 '탁구 게이트' 몸살을 앓는 이강인(이상 파리생제르맹)의 생일을 축하했다.

음바페는 20일(이하 한국시각)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강인의 얼굴을 감싸쥐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 밑에 '생일 축하해. 나의 리틀 브로'라고 축하 인사를 남겼다. 하트 이모지도 함께 달았다.

2001년 2월 19일생인 이강인은 최악의 상황에서 23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강인은 최근 막을 내린 카타르아시안컵에 출격했다.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렸다. 하지만 4강에서 '복병' 요르단에 0대2로 충격패했다. 이날 한국은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보였다. 비난 여론이 일었다.

추가 문제가 발생했다. 영국 언론 더선은 한국 대표팀 내 심각한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보도를 했다. 상황은 이렇다. 사건은 요르단과의 경기 하루 전 발생했다. 이날 이강인과 설영우(울산 HD)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대표팀에서 어린 축에 속하는 선수들 몇몇이 저녁 식사를 별도로 일찍 마쳤다. 탁구를 치러 갔다. 다른 선수들이 식사를 하는 데 이강인 등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제지하려다 격분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강인은 주먹질로 대응했는데 이는 손흥민이 피했다. 다만,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이후 베테랑 선수들이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제외하지 않았다.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상황에서 '탁구 사건'이 두 선수의 감정을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이강인은 개인 SNS를 통해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 축구 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더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강인 측 대리인 법무법인 서온의 김가람 변호사는 15일 성명을 내고 '언론 보도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 바로잡고자 한다.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이강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보다는 사과를 드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분열설'과 관련해 일단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도 여전히 '남탓' 중이다. 그는 15일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졌다. 뒤이어 '클린스만 사단'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도 해외 언론을 통해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4강 탈락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이어졌다.

어수선한 상황 속 이강인이 찍었던 광고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전국 대리점·판매점에 이강인이 광고 모델로 나선 시리즈 프로모션 포스터를 내렸다. 이 회사는 "구매 혜택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강인과 후원 계약 종료 여부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앞서 회사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대회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과 후원 계약한 뒤 6년간 광고모델로 기용해왔다. 또한, 바레인과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직후 이강인과 후원 재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19일엔 아라치 치킨이 이강인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광고 계약은 이달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랜드는 앞서 이강인을 모델로 발탁하며 '이강인 치킨'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강인의 광고 영상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강인이 생일을 맞았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동고동락한 선수들은 축하를 건네지 않고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선수들도 침묵하고 있다. 대신 음바페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지난 여름 이강인이 파리생제르맹(PSG)의 유니폼을 입으며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둘은 훈련장 등에서 장난을 치는 등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찰떡궁합'이었다. 지난해 11월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1 11라운드 몽펠리에와의 홈 경기에선 이강인이 환상적인 왼발 아웃프런트 침투 패스로 음바페의 득점을 돕기도 했다. 다만, 두 사람의 호흡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

프랑스 언론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음바페는 지난 13일 구단 수뇌부에 이번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바페는 2017년 AS 모나코에서 PSG로 이적했다. 그의 계약 기간은 올해 6월 말까지다. 음바페는 PSG와 계약 만료를 1년 앞둔 지난해 6월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거부해 구단과 대립했다. 음바페는 PSG에서 한 시즌을 더 뛰고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면 이적료 없이 더 좋은 조건에 다른 팀으로 옮기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적료도 못 받고 음바페를 내줄 상황에 놓인 PSG는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이적을 유도해 보기도 했지만, 음바페는 한국 돈으로 약 1조원에 달하는 알힐랄의 제안을 거부했다. 음바페의 다음 행선지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유력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