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하비 게라(28)가 처음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1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된 프리 타격에 나가 23구를 던졌다. 외국인 타자 요한 미에세스, 마에카와 우쿄를 맞아 안타성 타구 3개를 내주고 첫 등판을 마쳤다. 최고 시속 157km 빠른 공이 위력적이었다.
투구 수가 쌓이면서 구속이 올라갔다. 16번째 공이 157km를 찍었다. 컷패스트볼과 투심도 좋았다. 미국에서 최고 164km까지 던진 강속구 투수다운 투구였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낮은 코스로 제구가 잘 됐다. 대단하다. 구원투수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신은 게라에게 불펜 필승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강력한 한신 불펜이 더 강력해질 것 같다.
게라는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팀 동료를 상대로 던졌는데 불펜피칭과 느낌이 달랐다. 어떻게 막을까가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 집중했다. 스피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까지 순조롭게 왔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22일 프리 타격에 한 번 더 등판하고, 25일 주니치 드래곤즈전에 출전해 1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주니치전에서 게라가 160km를 던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의 투구를 지켜본 타 구단 관계자들은 안정된 제구를 칭찬하며 경계했다.
파나마 출신 우완투수. 내야수로 출발했다. 201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유격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13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16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2018년까지 마이너리그 586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유격수로 나갔다.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그해 9월 2일 메이저리그 경기에 투수로 첫발을 디뎠다. 8경기 등판해 7이닝을 던졌다.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5.19, 6탈삼진.
구속이 좋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61경기에 등판해 3승1패-평균자책점 6.43을 올렸다. 지난 시즌엔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즈 소속으로 17경기(선발 2경기)에 나가 19⅓이닝을 던졌다. 탬파베이에서 밀워키로 이적했다가 탬파베이로 복귀했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5.
지난해 3월엔 파나마대표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했다. 그에게 일본프로야구가 프로선수로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한신의 외국인 스카우트로 일하고 있는 제프 윌리엄스는 '시속 164km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와 내야수 출신으로서 뛰어난 신체 능력'을 게라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 '일본야구에 맞는 유형의 투수이며 적합한 역할을 찾아주면 상응하는 투구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게라의 성공을 예상했다.
윌리엄스는 2005년 한신의 센트럴리그 우승 주역이다. 당시에도 오카다 감독이 한신을 지휘했다. 한신은 제프 윌리엄스(J), 후지카와 규지(F), 구보타 도모유키(K)로 구성된 'JFK',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우승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