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아시안컵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건 좋지 않아요(It is not nice talking about the tournament again)."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아시안컵의 상처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사우디와의 16강 승부차기 혈투, 호주와의 8강 연장 혈투에서 필사적인 몸놀림, 짜릿한 프리킥골로 승리를 이끌어냈지만 전세계 승부사들이 낙승을 예상한 4강 요르단과의 리턴매치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64년 만의 우승 꿈을 날려버린 후 캡틴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선 채 한참을 그냥 서 있었다. 입가에 늘 맴돌던 웃음이 사라졌다. 그만큼 실망감이 컸다. 곧바로 돌아온 토트넘, 팬들과 동료들의 뜨거운 환대는 크나큰 위로였다. 축구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건 축구뿐이라는 생각으로 그는 지친 몸과 마음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브라이턴전 출전을 자청했다. 후반 17분 교체투입된 후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절체절명의 찬스에서 폭풍질주 후 쏘아올린 손흥민의 왼발 크로스, 리그 100호 어시스트는 왜 그가 '월드클래스'인지를 증명했다. 2대1 역전승을 이끈 후 그는 엷은 웃음을 되찾았다. 하지만 축구 팬들도 그렇듯 아시안컵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13일(한국시각) 더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토너먼트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건 좋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이 또한 축구의 일부다. 정말 아프지만 토요일(브라이턴전)처럼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다시 축구를 하는 것이 치유"라고 말했다. "분명한 건 팀을 돕기 위해 정말 빨리 복귀했다는 것이다. 나는 팀의 일원이 되고 싶고, 우리는 (브라이턴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돌아봤다.
브라이턴전에서 값진 승점 3점을 적립하고, 애스턴빌라가 맨유에게 패하면서 토트넘은 톱4를 지켰다. 토트넘의 톱4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손흥민은 "최대한 팀을 돕고 싶고, 감독님을 위해 뛰고 싶고, 팀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을 즐기고 싶다. 결과는 시즌이 끝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몇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벌써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항상 말씀드렸듯이 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고, 그 결과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뭔가 특별한 일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