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소속팀과의 연락을 끊고 미국 망명을 선택한 쿠바 출신 불펜 투수 야리엘 로드리게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10일(이하 한국시각) 'AP통신' 등 미국, 캐나다 현지 매체들은 "토론토가 로드리게스와 5년 최대 3200만달러(약 427억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26세인 로드리게스는 쿠바 출신으로 2020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활약했다. 2022시즌에는 56경기에 등판해 45홀드를 기록해 최우수 불펜 요원으로 뽑혔다.
그러나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쿠바 대표팀 일원으로 뽑힌 로드리게스는 대회가 끝난 후 잠적했다. 쿠바 정부와 일본야구기구(NPB)의 협약에 따라, 쿠바 출신 선수가 일본 리그에서 뛸 수 있지만 제약이 다소 많다. 또 수입의 일정 비율을 쿠바 정부에 내야 한다.
때문에 여전히 상당한 숫자의 쿠바 출신 선수들이 미국으로 망명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뛰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향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데도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로드리게스도 이같은 목적으로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WBC 참가 후 일본행 비행기가 예약되어 있었지만, 탑승하지 않았다. 연락 두절이었다. 로드리게스는 곧장 소속팀 주니치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잠적 후 로드리게스는 개인 SNS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꿈을 이루려고 한다"며 주니치 구단에 미안함을 드러냈지만, 주니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결국 주니치가 지난 시즌 후반기에 계약 해지를 하면서, 메이저리그 도전의 길이 열렸다.
미국에 머물면서 개인 훈련을 계속해온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결국 토론토와 최종 계약 협의에 이르렀다. 당초 4년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 밝혀진 계약 기간은 5년이었다. 최대 427억원을 받을 수 있는 '잭팟'을 터뜨렸다.
토론토는 로드리게스와 계약하면서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비워뒀고, 5선발 경쟁 혹은 불펜 요원으로 빅리그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