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손흥민의 '단짝' 프레이저 포스터(36)는 철저하게 '2인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2002년 7월 사우스햄턴에서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겼다. 위고 요리스의 백업이었다. 지난 시즌 요리스의 잦은 부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경기에 출전했다. 잉글랜드대표팀에 깜짝 재승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출전이 더 힘겨워졌다. 토트넘은 요리스의 자리에 이탈리아 출신의 굴리엘모 비카리오(28)를 영입했다. 우려는 있었다.
그는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2021~2022시즌 엠폴리에서 세리에A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22~2023시즌에도 기세가 이어졌고, 토트넘의 선택을 받았다.
비카리오의 이적료는 1700만파운드(약 25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물음표가 환희로 바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비카리오는 동물적인 감각을 앞세워 선방쇼를 펼치며 토트넘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는 EPL 전 경기(23경기)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물론 '비매너 논란'에 이어 3일(이하 한국시각) 에버턴전에선 세트피스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최고 가치의 영입이라는 찬사는 퇴색되지 않았다.
포스터가 7일 토트넘 출신인 피터 크라우치 팟캐스트를 통해 비카리오에 대한 생각을 공개했다. 크라우치가 농담으로 "비카리오가 부상하길 바라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포스터는 "비카리오는 빨리 적응했다. 내 생각엔 그의 영어 구사 능력이 매우 훌륭해 적응에 엄청난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새로운 클럽에 오면 늘 힘들다. 하지만 그의 플레이 방식은 정말 훌륭하다. 그는 정말 잘 적응했고,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 방식에 딱 맞아 떨어진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비카리오는 정말 잘 해냈다. 그는 날아다니고 있다. 포지션 특성상 잘하는 사람이 주전 자리를 차지할 뿐"이라며 "누군가가 부상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지난해 12월 포스터와 계약기간을 1년 연장했다. 포스터는 이번 시즌 리그컵 1경기만 소화했지만 조연 역할은 으뜸이다.
손흥민과도 돈독하다. 그는 경기 후에나 손흥민이 교체될 때 가장 먼저 다가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최고참'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