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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전 수호신' 이창근 "대표팀 욕심 없다, 대전에서 더 잘하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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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표팀 보다 대전이 더 좋아요."

'대전하나시티즌의 수호신' 이창근(31)의 미소였다. 이창근은 2023시즌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였다. 매경기 하이라이트를 찍었다. 무려 133개의 선방을 기록했는데, 이는 K리그 한시즌 최다 선방이다. 이창근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 동시에 나름 기량이 발전됐다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경쟁력이 있다고 느꼈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늘었다"고 했다. 전경기 출전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이창근은 "당연히 선수라면 모든 경기에 뛰고 싶다. 몸이 좋지 않을 때 운동을 조절해주시는 등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주셨다.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다들 열심히 했는데, 내가 욕심 아닌 욕심을 냈다. 미안하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 속에는 133개의 선방 보다 58실점이 더 크게 남아 있었다. 이창근은 지난 시즌 최다 실점한 골키퍼였다. 이창근은 "골키퍼인만큼 막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몇개 막았는지는 사실 기억이 안난다. 오히려 실점률을 보면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고 했다. 또 그는 "그래서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선방만 보면 잘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점을 보면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애매한 결과라고 본다. 수비수들에 대한 원망은 없다. 감독님은 '막기 좋게 해준 수비수들에게 고마워 해야한다'고 말씀해주신다. 중요한 순간, 더 선방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비기거나 진 경기가 많았다. 올해는 더 발전해서 더 큰 기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창근이 선방쇼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이유, 바로 팬이었다. 이창근은 "작년 초반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이 만명씩 찾아오고 하니까, 스스로 몸이 안 좋다고 느낄 틈이 없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나도 모르게 즐겼다. 후배들한테도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모두가 즐겼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다른 팀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대전은 결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정말 아낌없이 지지해주는게 느껴졌다"며 "'이렇게 많은 팬들이 뒤에 있는데' 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더 생긴다. 실망감을 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막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대표팀 보다 대전이 우선이었다. 이창근은 최고의 선방쇼에도 대표팀과 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대전에서 더 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창근은 "대표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나는 지난해 대표팀 보다 더 값진 선물을 받았다. 결과는 만족하지 않지만, 내 스토리에는 만족한다. 물론 대표팀에 가면 좋겠지만, 욕심은 없다. 그저 작년 같은 퍼포먼스를 펼쳐 더 좋은 위치로 가고 싶다. 시즌 종료 후 시상식에서도 대전의 색깔로 물들이는게 목표다. 작년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