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와크라(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64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달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전반 통한의 실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가고 있다.
한국은 3일 오전 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카타르아시안컵 8강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크레이그 굿윈에게 선제실점하며 전반을 0-1로 마쳤다. 이대로면 9년만의 복수는커녕 탈락 고배를 마신다. 후반전에 반등이 필요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꺼내는 스리백을 빠르게 폐기처분하고 다시 포백을 가동했다. 플랜A로의 빠른 회귀다.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설영우가 포백을 구축했다. 중원에도 전문 수비형미드필더인 박용우를 박스투박스 황인범 옆에 배치했다. 2선은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이 배치됐다. 부상을 안고 대회에 임한 황희찬은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지난 사우디전에서 '극장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공격 선봉으로 나섰다.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4-3-3 포메이션을 빼들었다. 굿윈, 듀크, 보일이 스리톱을 맡고, 맷커프, 베커스, 어빈이 중원을 지켰다. 앳킨슨, 로울스, 수타, 베히치가 포백을 꾸리고, 라이언이 골문을 맡았다. 공격시에는 4-3-3, 수비시에는 4-4-2로 전형을 바꿔 수비진을 두텁게 했다.
초반 양팀 모두 신중한 탐색전을 펼쳤다. 고수의 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18분 맷커프가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접으며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19분, 위험지역에서 박용우가 넘어지며 상대에게 기회를 내줬다. 굿윈의 슛은 다행히 조현우가 선방했다.
21분 김영권의 예리한 전진패스가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한 황희찬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하지만 황희찬이 주춤하면서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김영권의 패스를 기점으로 한국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최후방과 3선을 활발히 오가며 공을 커팅했다.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상대 수비진을 당혹케했다. 이번대회 들어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김민재가 살아나면서 한국 대표팀이 전반적으로 생기를 되찾은 느낌. 휴식시간의 불리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반 32분, 한국이 기다리던 선제골을 갈랐다. '천재 미드필더' 이강인의 예리한 왼발 공간 패스를 골문 앞에서 건네받은 설영우가 논스톱으로 옆에 있는 황희찬에게 패스를 내줬고, 이를 황희찬이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공격 작업이었다. 하지만 득점 순간, 부심이 오프사이드 기를 들었다. 주심은 득점 무효를 선언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설영우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할 때, 최종수비수보다 어깨가 조금 앞서있었단 사실이 확인됐다. 간발의 차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기회 뒤에 위기가 찾아왔다. 42분, 황인범이 우리 진영 페널티 박스에서 패스 미스를 범했다. 한국 수비진은 상대의 매끄러운 패스 연결에 왼쪽 수비가 완벽히 허물어졌다. 노마크 상황에서 앳킨슨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다. 파포스트 부근에 있던 굿윈이 공을 잡을 때 마크하는 선수는 없었다. 굿윈의 왼발슛은 골문 구석에 꽂혔다. 한국은 지난 사우디전에 이어 또 선제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