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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네임밸류가 뜬다' 맨유 스타 린가드 FC서울 입단 '거피셜', 5일 입국해 메디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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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일 오후 다른 건으로 기자와 통화를 한 축구계 관계자는 대뜸 '진짜 린가드가 K리그에 오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에이~ 설마 오겠어?"

실제 상황이다. '전 맨유 스타' 제시 린가드(31)가 진짜 K리그에 온다. 이적시장 관계자는 "린가드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FC서울과 메디컬테스트 등 마지막 입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계약기간(2년+1년 옵션), 연봉 등 큰 틀에서 구두 합의를 마친 린가드가 메디컬테스트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곧바로 입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팬들이 흔히 말하는 '거피셜'(거의 오피셜)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린가드의 K리그행은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현지 매체에서도 '쇼크'(shock)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깜짝 뉴스다. K리그 40년 넘은 역사를 통틀어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맨유에서 주력으로 활약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 찾은 적은 없다. 공신력을 인정받는 스카이스포츠, BBC,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이적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가 속속 '린가드 서울 입단 임박'을 보도할 정도로 네임밸류가 높다. 이적이 성사되기도 전에 K리그를 전세계에 알리는 효과를 누리는 셈. '더 선'은 "FC서울이 6번 K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2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팀"이라며 린가드의 새 소속팀이 될 서울도 조명했다.

2023년 여름 전 소속팀 노팅엄포레스트와 계약이 만료된 린가드는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일본, 중국 등 리그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무대를 찾다 한국과 연이 닿았다. 린가드의 도전 의지가 담긴 프로필이 K리그에 날아온 것은 지난해 12월쯤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구단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고, 팬들에게 이슈를 던질 빅네임 영입 가능성이 생기자, 진지하게 영입을 검토했다. 구단 관계자를 영국으로 보내 6개월 넘게 소속팀없이 지낸 린가드의 컨디션과 도전 의지 등을 확인한 뒤,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선물'(선수 영입)이 도착하길 기다렸는데, 기다린 기간만큼 '큰 선물'이 도착할 예정이다. 린가드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 활약할 수 있는 만큼 2선에서 조영욱 윌리안, 강성진 등과 다양한 조합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외국인 선수 활용 계획에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K리그 적응 여부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잉글랜드 무대에서만 뛴 린가드는 잔디, 경기장 분위기, 리그 스타일, 심판 성향 등 적응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김기동식 축구에도 빠르게 녹아들어야 한다. 스완지시티 시절 린가드와 맞대결을 펼쳐본 기성용이 신입생 적응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린가드 커리어만 보면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다. 맨유 유스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겸 윙어인 린가드는 박지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을 보고 자란 맨유 유스 출신으로 2011년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유 1군에 합류했다. 레스터시티, 버밍엄시티, 브라이턴, 더비카운티 등에서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은 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맨유 주력 자원으로 뛰며 FA컵, EFL컵 우승, 유럽유로파리그 우승 등을 이끌었다. 특히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중용을 받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20년 임대로 떠난 웨스트햄에서 '대박'을 친 린가드는 2021년 다시 맨유로 돌아와 한 시즌 활약한 뒤 2022년 노팅엄포레스트로 완전이적해 한 시즌 동안 몸담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A매치 32경기(6골)를 경험했다.

린가드는 지난해 10월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 알이티파크행이 유력해보였지만, 끝내 협상에 실패했다. 이후 꾸준히 새 소속팀을 찾으며 두바이 등지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 이에 지난달 '맨유 선배' 폴 스콜스는 "넌 헬스를 하려는 것이냐, 축구를 하려는 것이냐"고 쏘아붙였고, 린가드는 새 팀을 열심히 찾고 있다고 답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지난달 선수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린가드는 단지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이며 돈에 얽매이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클럽을 찾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존 에이전트와 결별했다고 전했다. 당시만 해도 린가드가 K리그와 연결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에선 언제나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지곤 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