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아들을 가르친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웹툰 작가 주호민이 약 반년 만에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논란 당시 쏟아지는 비난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주호민은 1일 오후 개인 방송을 통해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주호민은 이날 내려진 재판 결과에 대해 "아들학대 교사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왔다. 형량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생각은 없다. 유죄가 나와서 기쁘다거나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전혀 없다. 본인의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며 "그리고 해결된 게 전혀 없다. 저희 아이가 있던 특수 학급은 선생님이 부재중인 상태가 되면서 기간제 교사밖에 올수가 없었다. 15개월간 7번이나 교사가 바뀌었다고 한다. 자폐 아이들은 선생님과 유대관계가 중요한데, 아이들과 부모들이 힘들었을거다. 그런 것들 때문에 아직도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주호민은 현재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초등학생인 자녀는 자폐를 앓고 있다.
이에 대해 주호민은 "전학을 가려고 했는데 학교도 언론에 알려지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아들을 가정에서 보호를 하고 있다. '특수학교에 보내라, 집에서 키워라'라는 여러가지 말들이 있다. 그런데 특수학교에 보내는 것도 쉬운게 아니더라. T.O가 없고 더 중증인 친구들이 우선이기 때문에 가고 싶다고 갈수 있는게 아니다. 대안학교도 알아보고 별 방법을 다 알아봤는데 여의치가 않아서 현재 데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후 주호민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교사를 신고하고, 이후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주호민은 아들 사건이 기사화 되고, 이에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 방송 촬영을 병행하며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사가 계속 쏟아지더라. 당시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서 교권 이슈가 엄청 뜨거워진 상황이었다. 제 사건이 엮이면서 완전 갑질 부모가 되면서 그 모든 분노가 저희에게 쏟아지더라.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호민은 "악플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아내에게 비난을 하고 말았다. 아내에게 '왜 이렇게 일을 키웠느냐'고 말해버린 거다. 지금 생각하면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 당시 기사 내용을 보고 나도 똑같이 네티즌처럼 아내에게 비난을 해버렸다"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주호민은 논란이 일었을 당시 너무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를 회상하다 눈물을 보인 주호민은 "너무 억울했다. 기사 터지고 3일째 됐을때 세상을 떠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가족이 살아가려면 이 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이 모든 일을 다 내가 했다고 해라. 나는 죽겠다'라고 말했다. 번개탄도 샀다"고 고백했다.
그는 "결심하고 유서를 쓰고 있었다. 한명 한명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데 김풍의 목소리가 갑자기 듣고싶더라. 그래서 전화를 했고, 풍이형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이 터졌다. '형 저 죽을려고요' 말하면서 엉엉 울었다. 풍이형이 그대로 가만있으라고 하더니 집으로 달려왔다. 그러던 사이에 저희 아내가 목사님을 집에 모셔왔다. 같이 기도를 했는데 내내 눈물을 흘렸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주호민은 교사에 대한 선처 결정을 번복한 계기에 대해서도 밝혔다. 선처를 통해 사건 원만히 풀어가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한 건 교사 측에서 보낸 서신 때문이었다고.
주호민은 "(처음에는) 선처로 가닥을 잡고 입장문도 냈다"며 "선생님을 만나서 오해도 풀고, 선생님이 심하게 말한 부분이 있으니 사과받고 좋게 가려고 만남을 요청했는데 거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호민은 이후 특수교사 측으로부터 고소 취하서 작성, 물질적 피해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서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보내온 서신에서 피해보상 부분은 취소됐지만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아 선처의 뜻을 거두게 됐다고 했다.
주호민은 향후 녹취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주호민 측이 아들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 내용을 몰래 녹음한 파일의 위법성 여부가 쟁점이 됐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주호민 측이 몰래 녹음한 내용이 증거로 인정됐다. 곽 판사는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 모친이 피해자에 대한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대화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 수업은 의무 교육에 의한 공교육이라, 녹음돼 침해되는 사생활보다 보호할 수 있는 이익이 더 커 보인다. 법의 균형성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결국 통신비밀보호법에도 불구하고 (녹음 파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당초 이날 방송에서 녹취를 공개하려고 했다는 주호민은 "모든 중요한 말의 뉘앙스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사실 오늘 녹취까지 공개하려고 했다. 그런데 교사가 유죄 판결이 난 상황에서 그것까지 공개하는건 선생님께 막대한 타격을 드리는 게 되는 것 같아 일단은 보류하고 있다. 특수교육은 이렇게 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녹취를 들어보시면 단호함과는 전혀 상관없는 비아냥으로 가득 차있다. 너무 답답해서 공개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하지 않겠다. 조금더 심사숙고 후에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주호민은 자신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한 교육 전문가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악성 댓글을 게재한 네티즌에 대한 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히며 "선처는 없을 것이다"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주호민은 향후 방송 복귀 여부에 대해 "제가 방송에 돌아올 지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들 하신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제 상태는 (아들 일로 인해)정신병에 걸릴 것 같은 상태다. 아직 이 일이 끝난 것도 아니다. 선생님 쪽이 항소를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재판이 더 길어질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 일이 마무리되면 돌아오겠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마음이 부서진 상태라 회복이 필요하다"며 "방송하면서 좋은게 훨씬 많긴 했다. 여러분을 항상 그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주호민은 특수교사와 장애 아이를 둔 부모가 대립구도로 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앞서 이날 주호민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A씨의 일부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정서 학대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교사로서 피해 아동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짜증 섞인 태도로 정서적으로 학대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주호민은 2022년 9월 자폐 성향의 아들이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로부터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주호민 측은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보내고 A씨의 언행 등을 녹음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특수교사가 즉각 직위 해제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몰래 녹음'의 위법성과 '무리한 처분' 여부 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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