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타율 4할2푼7리(89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49.
2022년 4월 한달간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의 성적이다. 2018년 데뷔 이래 최고의 한달이었다.
지난달 31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한동희는 "2022년 4월만큼 뜨거운 2달을 보여드리고 (상무)가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평소같은 순둥이가 아닌, 결의에 찬 악바리의 면모였다.
한동희는 미국에서의 훈련에 대해 "웨이트를 많이 했고, (강정호 스쿨에서는)매일 2시간씩 꼬박 타격 훈련을 했다. 좋은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야구관이라던지, 타격할 때 어떻게 효율적으로 힘을 쓸지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듣고 또 같이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한동희는 강정호 스쿨에 1주일간 머물렀다. 강정호는 한동희에게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환경이 너무 좋다보니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딱 1대1로만 한 건 아니지만, 강정호 선배가 기술적인 부분 외에 멘털적인 부분도 잡아줬다. 옆에서 하나하나 짚어주니까 자신감도 붙었다."
'포스트 이대호'라는 수식어에 늘 감사하면서도 적지 않은 부담감을 드러냈던 그다. 한동희는 "사실 좀 여유로워서 좋았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미 은퇴한 이대호가 한동희를 이렇게 챙겨주는 이유'를 묻자 "챙겨주시는 만큼 저도 선배님께 잘한다. 자세한 건 대호 선배님께 여쭤보셔야…"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한동희는 오는 6월 상무 상반기 입대를 준비중이다. 2월중 1차 합격, 3월에는 최종 합격이 발표된다. 예정대로 군복무를 소화하면 김태형 감독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마지막 1년 뿐이다.
특히 한동희 정도의 커리어나 이름값을 가진 선수에게 시즌 중 입대는 보기 드문 일이다. 김태형 감독도 "아쉽다"는 속내를 절절히 드러냈다.
"감독님께서 '더 내려갈 곳이 없다. 편하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신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타격 면에서도 감독님 조언을 받으니 스윙에 안정감이 붙었다. '같이 더 하자'는 말씀도 하셨다. 저도 새 감독님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크다. 하지만 시기상 나이가 있는데 군대는 빨리 다녀오는 게 낫다. 지금이 제일 나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있다."
지난 커리어를 감안하면 한동희가 상무 지원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낮다. 한동희는 6월 입대 전까지 뜨거운 2달을 약속했다.
"상무 가더라도 야구는 계속 할 수 있다. 제일 좋아하는게 야구고, 잘하고 싶은 것도 야구니까 미국도 다녀왔다. 최대한 잘하고 가겠다. 2022년 4월 정도 성적을 두달동안 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인천공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