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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원한 캡틴" 사장과 단장은 왜 오키나와 직접 가서 김광현을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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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새 구성원 새 시즌. 그리고 '에이스'를 향한 확실한 메시지였다.

SSG 랜더스 김광현은 1월을 대부분 일본 오키나와에서 보냈다. 오원석, 백승건, 이로운, 신헌민, 이기순 등 후배들과 함께 따뜻한 남도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성과는 만족스러웠다. 김광현은 가뿐한 몸 상태로 지난 25일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출국했다.

김광현이 후배들과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하는 사이, '깜짝 게스트'가 있었다. 바로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이사와 김재현 신임 단장이었다. 대표와 단장이 이틀간 시간을 내 오키나와를 찾았고, 김광현과 선수들을 만났다. 김재현 단장과 김광현은 선후배 사이다. SK 와이번스 '왕조' 시절 당시, 최고참급 선배와 투수조 막내였다. 야수와 투수로 포지션은 달랐지만, 카리스마 있는 선배 김재현을 김광현은 무척 좋아했다. 김광현은 "제 마음 속에서 김재현 단장님은 영원한 캡틴이시다. 제가 선수 시절에도 많이 따랐던 분이고 정신적 지주이자, 존경하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세월이 흘렀다. '캐넌히터' 김재현은 랜더스의 신임 단장으로 취임했고, 김광현은 어느덧 투수조 최고참급이 됐다. 노경은, 고효준 등 40대 투수들을 제외하면 경력으로나 나이로나 이제 후배들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여전히 그는 팀의 '에이스'다.

이제는 선후배가 아닌, 단장과 주축 선수로 함께 새로운 관계설정을 해야 할 시간.

취임 이후 FA 계약, 연봉 계약 등 시급한 업무를 마무리지은 후 오키나와로 직접 날아가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밥을 사주고, 김광현과도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단 대표와 단장이 선수들의 해외 개인 훈련장을 찾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광현에 대한 구단의 여전히 높은 기대치를 보여주는 사례. 에이스 역할 뿐 아니라, 베테랑으로서 후배 투수들을 솔선수범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는 행보다.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경기장 밖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부침이 큰 시즌을 보낸 터.

김광현도 구단 수뇌부의 의중을 잘 안다.

25일 출국전 인터뷰에서 그는 "격려해주신다며 일본까지 오셨었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또 제가 선배된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어깨를 조금 펼 수 있는 계기도 되지 않았나 싶다. 면이 선 것 같다"고 웃으면서 "단장님과 사장님에게 감사드린다고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