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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구승민 연봉 대박, 어떻게 봐야할까...예비 FA의 복잡미묘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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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원중, 구승민 연봉 대박 뒤에 숨겨진 속사정은?

김태형 감독 선임과 함께, 2024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 연봉 계약부터 화끈했다. 롯데는 괌 스프링캠프에 떠나기 전 재계약 대상자들과의 연봉 협상을 모두 마무리했다.

눈에 띄는 건 불펜의 두 주축 투수들이 '대박'을 쳤다는 점. 마무리 김원중이 5억원, 필승조 구승민이 4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 사람 모두 잘했다. 김원중은 30세이브를 찍었다. 2022 시즌 17세이브 부진을 털고 반등에 성공했다. 구승민도 22홀드 3세이브를 따냈다. 4시즌 연속 20홀드 이상을 기록했다.

인상 요인은 확실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올려준 감이 없지 않다. 김원중의 지난 시즌 연봉은 2억5200만원이었다. 단숨에 거의 2배가 올랐다. 구승민도 2억486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올랐다.

'FA 프리미엄'이 붙은 걸로 해석할 수 있다. 구단들은 FA를 한 시즌 앞둔 주축 선수들의 연봉을 후하게 쳐주는 경우가 있다. 보상에서 유리한 측면을 만들어 타 팀으로 움직이기 힘들게 하기 위해서다. 원소속 선수들이 타구단으로 이적하면 보상금을 받게 되는데, 전년도 연봉이 높아질수록 그 보상금도 커진다. 일종의 안전 장치인 셈이다.

2023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는 예비 FA 양석환의 연봉을 3억9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인상했다. 양석환은 2022 시즌 20홈런을 쳤지만 부상 여파로 107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도 2할4푼4리였다. 삭감이 되도 할 말이 없었는데, FA 제외 최고 연봉자가 됐었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예비 FA 선수들이 무조건 '프리미엄' 누리기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연봉 '대박'을 스스로 거부하기도 한다.

구단과 반대 입장으로 몸값을 가볍게 해 시장 경쟁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직전 시즌 연봉이 너무 높으면, FA 시장에서 보상 문제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이번 스토브리그 'FA 미아'가 될 뻔 했던 포수 이지영은 사인앤드트레이드를 이용해 극적으로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인기가 떨어졌던 건 직전 연도 연봉이 5억원으로 너무 높았던 게 큰 이유였다.

당장 한 시즌 연봉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FA 시장에서 가치를 올려 다년 계약 총액을 늘리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서건창이 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2021 시즌을 앞두고 예비 FA 신분일 때, FA 등급을 B등급으로 내리기 위해 스스로 1억원 가까운 연봉을 자진삭감한 사례가 있다. 최근 A구단 연봉 협상 과정에서, 고과 최상위인 예비 FA 선수가 책정된 금액보다 오히려 연봉을 낮추려 해 골치가 아팠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김원중과 구승민같이 예비 FA임에도 최대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어떤 조건으로 시장에 나가도 자신이 있거나, 아니면 원소속팀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의 선택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롯데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선수들이다.

구단은 이들이 나갈 경우에 대비해 고과보다 높은 연봉을 주는 것이니 양측 관계가 복잡, 미묘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