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대혼돈 그 자체인 V리그 남자부 순위 경쟁. 누가 우승할지 쉽게 예측할 수조차 없다.
V리그가 지난 19일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기에 돌입했다. 오는 27일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이 열리고, 1월 30일부터 다시 열전이 시작된다.
남자부는 7개팀이 각각 24경기씩을 소화했다. 반환점을 돌았지만, 순위 싸움은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하다. 최하위 KB손해보험(4승20패 승점 17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6개팀이 모두 봄 배구 가능성이 있을 만큼 촘촘하게 순위가 맞물려있다.
전반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변수의 연속'이었다. 개막 전 우승 후보는 단연 지난해 챔피언인 대한항공이었다. 그러나 우승 후보로 언급되지 않았던 우리카드가 선두로 치고 올라섰고, 만년 하위 삼성화재가 그 뒤를 쫓는 돌풍을 일으켰다. 오히려 대한항공이 주춤했다.
판세는 계속해서 바뀌었다. 팀 컬러 변신으로 초반 효과를 봤던 우리카드가 주전 세터 교체 승부수에도 주춤하면서 멀리 달아나지 못한 사이, 관록의 대한항공이 바짝 따라붙었다. 우리카드는 1월 들어 4전 전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고 공격수 임동혁을 보유하고 있지만, 링컨의 무릎 부상으로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대한항공의 우승 도전에 빨간불이 켜지는 듯 싶었지만, 일시 대체 선수로 영입한 '배구 변방' 파키스탄 출신 무라드 칸이 깜작 활약을 펼치면서 오히려 승점을 쌓는 계기가 됐다. 지난 16일 삼성화재전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더 추가한 대한항공은 어느새 선두 우리카드를 승점 단 1점 차이로 압박했다. 이제는 링컨과 무라드 중 누구와 남은 시즌을 함께 할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15승9패 승점 40점, 3위로 휴식기를 맞이한 삼성화재도 우리카드와 비슷한 상황. 사실상 재창단 수준의 선수단 구성으로 이번 시즌을 맞이했고 초반 약진하며 상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1월 시작 후 4연패로 위기를 맞았고,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19일 우리카드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가까스로 이기면서 간신히 추락을 막았다.
반면 후반기 가장 눈여겨 봐야 할 팀은 OK금융그룹이다. 핵심 공격수 레오의 각성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선수들에게 세밀한 전력 분석과 이론을 심어주고 있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 체제 하에 전력이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안정되는 모양새다. 특히 책임감을 무장한 레오가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코트 안에서 보여주면서 상대팀의 수비보다 더 위에서 내리꽂는 공격으로 폭주하고 있다. 레오의 공격 성공율은 62%에 달한다. 4위 OK금융그룹과 1위 우리카드의 승점은 불과 5점 차. OK금융그룹이 6연패 후 최근 6연승. 4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면서 상위권 순위에 돌풍을 일으켰다. 최태웅 감독 경질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현대캐피탈도 치열한 경쟁 속에 순위는 6위에 머물러 있지만, 봄배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판세를 예상하기 힘든 남자부 판도는 후반기 시작 이후 5라운드 성적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