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꿈의 20승이다. 그리고 그 20승은 팀에게 포스트시즌을 이끌어준다. 에릭 페디가 또 증명했다.
KBO리그 42년의 역사에서 20승 투수는 18명이 22번 기록했다. '국보' 선동열 전 감독이 1986(24승), 1989(21승), 1990년(22승) 등 세번을 기록해 최다 20승을 보유 중이고, 김시진 전 감독이 1985년(25승)과 1987년(24승), 고(故) 최동원 감독이 1984년(27승)과 1985년(20승) 등 2번씩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20승 투수를 배출한 팀은 두산 베어스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베어스 시절 박철순이 24승으로 첫 20승 투수가 된 이후 20승 투수가 보이지 않다가 25년만인 2007년 다니엘 리오스가 22승을 올렸다. 이후 더스틴 니퍼트(2016년 22승) 조쉬 린드블럼(2019년 20승) 라울 알칸타라(2020년 20승) 등 외국인 에이스들이 20승 고지에 올랐다.
KIA 타이거즈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총 4명이 6번의 20승을 기록했다. 1983년 이상윤이 20승을 기록했고, 선 전 감독이 세차례 기록했다. 그리고 2017년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나란히 20승을 거뒀다.
삼성은 김 전 감독이 두번 기록했고, 김일융이 1985년에 기록한 것이 전부다. 롯데도 최 전 감독이 두번 기록한 것이 마지막. 0승을 한 것이 유일하다. 둘 다 원년 팀으로 1990년대부터는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LG 트윈스는 1995년 이상훈이 20승을 한 것이 유일하고, 키움 히어로즈도 2014년 앤디 밴헤켄이 20승을 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NC는 페디가 지난해 20승을 올리면서 20승 투수를 처음으로 배출했다.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 KT 위즈 등은 아직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선 8명의 20승 투수가 탄생했는데 이중 국내 투수는 양현종 1명 뿐이고 나머지 7명은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20승을 배출한 팀은 그해 성적도 좋았다. 1982년 OB를 시작으로, 1983년(해태), 1984년(롯데), 1985년(삼성), 1986년(해태), 1989년(해태), 2016년(두산) 2017년(KIA), 2019년(두산) 등 9번 우승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승 투수 보유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지난 1999년 현대 유니콘스가 유일했다. 당시 정민태가 20승을 거뒀지만 팀은 68승5무59패로 드림리그 3위에 머물러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던 것.
지난해에도 NC는 전력 누수가 많아 시즌 전만해도 꼴찌 후보로 평가되기도 했으나 20승 투수 페디를 앞세워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니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무패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은 투수가 그저 잘 던지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타자들이 이길 수 있도록 점수를 뽑아줘야 하고 불펜 투수들이 그 리드를 지켜줘야 한다. 그만큼 전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
역대 23번째 20승 투수가 올시즌 탄생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