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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팔꿈치가…" 20세 영건 덮친 토미존의 공포→155㎞ 불꽃투 향한 여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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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역시 난 투수구나 싶어요. 공을 던질 때의 그 설렘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다. 155㎞ 광속구를 되찾기 위해서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20)은 아쉬움으로 가득한 1년을 보냈다. 겨우내 많은 땀을 흘렸지만, 개막전에서 팔꿈치 통증이 불거지며 모든게 허사가 됐다.

토미존(팔꿈치 내측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이제 '통과 의례'처럼 지나가는 수술이라지만, 운동선수의 몸에 칼을 대는 일이다.

이민석은 이제 20세, 고졸 2년차 투수다. 아침에 일어나면 펴지지 않는 팔의 공포에 시달렸다. 이를 악물고 재활에 전념했다.

"처음엔 겁이 났죠. 수술하고 나면 처음엔 아무 운동도 못해요. 마사지해서 팔을 풀고 굴신(팔을 폈다 접었다 하는 동작) 운동을 한참 해주는데, 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다시 굳어있어요. 2~3주 지나면 팔이 조금씩 펴지는데, 그래도 통증은 계속 있어요. 예전처럼 운동하려면 단계마다 병원의 허락을 받아야합니다."

지난해 10월 중순 병원에서 마침내 'OK' 판정을 받았다. 20m 토스부터 시작했다. 155㎞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조준해서 던지던 그다. 20m 토스에도 거리나 방향 조절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당시엔 마음 고생이 심했다. 차근차근 단계별로 진행되니까 이젠 좀 마음이 놓인다고.

이민석은 "이렇게 오래 쉰 건 처음입니다. 딱 1경기 뛰고 통으로 쉬었잖아요? 언제 복귀할 수 있다는 기약도 없고. 시합을 못 뛰고 눈으로만 보고 있자니 마음이 갑갑했죠"라며 한숨을 쉬었다.

토스 거리가 55m까지 늘어났다. 세기가 강하진 않지만, 하루 걸러 100구 가량을 던지며 감각을 익힌다. 이젠 팔꿈치 회복중인 환자가 아니라 복귀를 준비하는 투수다.

"55m까진 팔을 푸는 과정이에요. 야구 처음 하는 사람처럼 비틀거렸죠. 이젠 30m 거리에서 스텝도 밟고, 60~70% 정도 힘으로 공을 '때리고' 있습니다. 아직 한번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운동선수가 맞긴 맞아요. 힘을 쓰기 시작하니까 답답했던 마음도 풀리고."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탄력이 붙었다. 김해에서 하는 재활 외에도 개인운동에 필라테스까지 하며 몸을 가다듬고 있다. 부상전 98㎏이던 체중이 100㎏을 넘겼는데, 근육질은 오히려 더 탄탄해졌다. 복귀에 자신감이 붙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최근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연습을 쉬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민석은 "금시초문"이라며 웃었다.

"최근 한달간 독감에 2번이나 걸렸어요. 그래서 연습을 좀 쉬니까 그런 소문이 퍼졌나? A형 독감, B형 독감에 한번씩 걸렸거든요. 새해초 액땜했다 생각합니다."

오는 21일 괌으로 떠나는 선발대에 포함됐다. 2월부터 하프피칭을 시작한다. 4월 퓨처스리그, 5월 1군 복귀가 이민석이 그리는 시간표다.

고교 시절부터 어깨, 손가락 등 잔부상이 있었던 그다. 특히 팔꿈치 충돌 증상이 인대 손상으로 이어졌다. 꺼림칙했던 부분을 해결하는 기회가 됐다. 한결 싱싱해진 팔로 155㎞ 직구를 던질 수 있을까. 이민석은 "욕심은 조금 나중에 부리려고요. 올해 후반기나 내년쯤?"이라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