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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리뷰]'쿵푸킥→난투극' 난장판 中, 졸전 끝 '107위' 레바논과 또 0대0 '16강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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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중국이 벼랑 끝에 놓였다.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0대0이었다.

반전이 절실했다. 중국은 지난 13일 타지키스탄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단순히 결과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 객관적 전력으론 중국이 앞섰다.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 타지키스탄은 106위였다. 더욱이 타지키스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뚜껑이 열렸다. 중국은 타지키스탄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중국은 전반 슈팅수에서 1-11로 크게 밀렸다. 경기 전 '짜요'로 가득하던 축구장이 야유로 바뀐 이유다.

사실 중국의 경기력 문제는 당일의 얘기가 아니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홈에서 치른 대한민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 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도 오만(0대2)-홍콩(1대2)에 패했다. 특히 중국은 홍콩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했다. 이날 중국은 선수 2명, 코칭스태프 1명이 퇴장당했다. 중국이 홍콩에 패한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두 번째 경기의 막이 올랐다. 이번 상대는 레바논이었다. 레바논은 FIFA랭킹 107위다. 숫자만 놓고 봤을 땐 1차전 상대인 타지키스탄보다 약체다. 중국은 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레바논을 상대했다.

이날 경기는 그라운드 외적인 요소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이 경기는 한국인 심판들이 관장했다. 고형진 심판이 주심으로 나섰다. 공교롭게도 지난 15일 한국과 바레인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은 중국인 심판진이었다. 당시 한국은 옐로카드 5장을 받았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중국은 이번에도 레바논에 분위기를 내줬다. 상대의 적극적인 성향을 막지 못했다. 어수선한 상황이 있었다. 전반 14분 레바논의 카미스가 볼을 걷어내려다 다이 와이춘의 얼굴을 가격했다. 다이 와이춘은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에선 이를 반칙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앞선 상황에서 심판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레바논도 누르 만수르가 부상, 전반 18분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레바논은 순간적인 역습으로 중국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중국도 전반 막판 세트피스 기회를 창출해 득점을 노렸다. 특히 전반 45분엔 기습적으로 두 차례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이 모두 레바논 골키퍼와 수비진에 막혔다.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의 문이 열렸다. 양 팀 모두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누구 하나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특히 중국은 후반 20분 두 차례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다이 와이 순의 슈팅을 레바논 골키퍼가 잡아냈지만, 확실히 처리하지 못했다. 이를 잡은 우레이가 재차 슈팅했지만, 레바논 수비가 걷어내며 눈물을 삼켰다. 레바논 골문 바로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우레이는 허탈한 듯 고개를 숙였다.

경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급기야 그라운드 위 난투극이 벌어졌다. 중국 공격 뒤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켜 분노를 토했다. 골키퍼가 부상을 이유로 두 손을 번쩍 들던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의 고형진 주심이 선수들을 말려야 했을 정도였다. 두 팀 추가 시간은 7분이었다. 두 팀은 결승골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누구도 '골맛'을 보지 못한 채 경기를 0대0으로 마감했다.

중국은 23일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와 격돌한다. 운명이 걸린 경기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참가해 4개씩 6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다. 상위 두 팀이 16강으로 직행한다. 6개 팀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도 16강에 오른다. 현 상태로라면 중국은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