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베테랑 포수 2명의 우승 반지만 5개. 리그 최약체 포지션으로 지적됐던 포수진이지만, 이제 주전 경쟁만 5명이다.
SSG 랜더스가 베테랑 포수들과의 계약을 끝냈다. SSG는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영입했다. 이지영은 2023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FA 등급제 기준 B등급으로 이적이 쉽지 않았다. 결국 키움 구단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동의하면서, 키움과 FA 계약을 마치자 마자 SSG로 트레이드 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SSG는 키움에 트레이드 대가로 2억5000만원과 202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넘겼다. 실질적인 '보상금'에 가깝다.
여기에 16일에는 내부 FA 김민식과의 계약도 끝냈다. 12월부터 협상을 이어왔던 김민식은 2년 총액 5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에 합의를 마쳤다.
이로써 SSG의 2024시즌 전력 구상은 사실상 종착점까지 왔다. 이미 연봉 재계약 대상 선수들과의 협상을 10개 구단 중 1등으로 끝냈고, 2023시즌 기준 샐러리캡 2위팀이라 이번에도 외부 영입은 하기 힘든 상황. 이런 와중에 포수진 보강에는 성공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숭용 신임 감독은 부임 첫 시즌을 현재 전력으로 꾸리게 됐다.
가장 걱정이 많았던 포수진은 한층 더 탄탄해졌다. SSG는 계속해서 포수진이 약점이라고 지적을 받아 왔다. 지난 시즌까지 김민식과 이재원, 조형우까지 3인 포수 체제로 번갈아가며 엔트리를 채워왔으나 조형우는 아직 유망주고, 김민식과 이재원도 부침이 있었다. 사실상 김민식이 주전으로 제 1포수를 맡아야 할 상황에서,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좀 더 확실한 포수를 데리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실제로 SSG는 과거 포수 외부 영입까지 고려했지만 금액 차이 등 현실적인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이재원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김민식과의 협상도 장기전이 되며 막막했던 것도 사실. 김민식과의 계약이 결렬될 경우 남은 포수는 조형우, 그리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한 박대온과 신범수 뿐이었다.
하지만 이지영, 김민식과 계약을 마치면서 젊은 포수 3명을 포함, 1군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포수만 5명이 된다. 경험과 관록 그리고 팀내 비중 등을 감안했을 때 주전 포수가 될 가능성은 김민식이 가장 높지만, 또 다른 베테랑 포수 이지영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 왕조 시절 진갑용의 백업 포수로 맹활약을 펼쳤던 이지영은 삼성에서 우승을 3번 경험했다. 김민식 역시 KIA 타이거즈와 돌아온 SSG에서 2번의 우승을 주전으로 치러냈다. 베테랑 포수 2명의 우승 반지만 합쳐서 5개다.
여기에 젊은 포수들의 성장세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조형우는 SSG가 대형 유망주로 지켜보며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는 선수다. 2022시즌 통합 우승 당시에도 한국시리즈에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엔트리에 포함돼 있었다. 조형우를 앞으로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엔트리 합류였다.
팀 적응을 빠르게 마친 박대온과 신범수도 자신만의 장점이 확실히 있는 포수들이라 충분히 경쟁 구도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포수 자원은 많을 수록 좋다. SSG는 신임 이숭용 감독과 더불어 올 시즌 새 1군 배터리코치로 스즈키 후미히로 일본인 코치를 선임했다. 5명의 포수들의 본격적인 주전 경쟁은 이번 스프링캠프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