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 합류 이후 곧바로 센터백 1옵션으로 활약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16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 번째 훈련 세션에 다욧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리흐트가 없다'라고 발표했다.
다이어는 지난 12일 바이에른 뮌헨 입단이 공식 발표됐다. 올 시즌 센터백들의 부상과 혹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에른은 다이어를 데려오며 수비 보강에 성공했다.
다이어도 입단 소감에 대해 "이 이적은 내게는 꿈이 이뤄진 것이다. 언젠가 바이에른과 같은 클럽에서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며 놀라운 역사를 갖고있다. 나는 다재다능한 수비력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나는 새로운 동료들과 세계 최고의 경기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팬들을 만날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잉글랜드 국적의 다이어는 지난 2014년 스포르팅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뛰기 시작했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으로 떠나면서 현재 토트넘 스쿼드에서 가장 오랜 시간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위고 요리스를 제외하면 다이어가 1위다. 팀 내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이지만 기량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5~16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매 시즌 리그 30경기 이상 선발 출전하며 활약했으나 최근 몇 시즌 동안 수비에서 지나치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팬들로부터 비판 대상이 되고 말았다.
다이어는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토트넘은 다이어를 통해 이적료를 벌기 위한 기회가 이번 겨울 이적시장뿐이다. 이미 지난여름에도 바이에른 이적설과 더불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줄곧 제기됐다. 결국 다이어는 지난여름에 이어 다시 한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바이에른 이적에 성공했다. 투헬 감독은 그간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을 원해왔다. 다이어는 두 포지션 모두 활약할 수 있기에 투헬이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그를 품었다.
다만 다이어가 센터백 주전 경쟁에 합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올 시즌 바이에른은 3명의 정상급 센터백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김민재, 마티아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까지 절정의 기량을 갖춘 센터백들의 백업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의 부상 문제가 다시 발생하며 다이어에게 곧바로 선발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게 됐다.
바이에른은 '바이에른은 화요일 포르투갈 파루에서 진행된 훈련 캠프에서 브레멘전을 준비했다. 다만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수단 중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는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새롭게 영입된 에릭 다이어는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잠시 훈련 캠프를 떠났다'라며 개인 사정이 있었던 다이어 외에도 바이에른 주전 센터백인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중 더리흐트가 훈련에 빠진 이유는 바이에른의 발표로 확인됐다. 바이에른은 17일 '더리흐트가 결장한다'라며 '더리흐트는 훈련 캠프 도중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의료팀이 MRI 스캔을 통해 진단했고, 그는 지금은 훈련을 할 수 없다'라며 부상 소식을 전했다. 우파메카노의 경우 구체적인 부상 소식은 전해지지 않아 브레멘전을 앞두고 복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리흐트는 올 시즌 첫 부상이 아니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출신으로 유벤투스를 거쳐 지난해 여름 뮌헨에 합류한 이후 세계적인 수비수로 평가받았다. 김민재가 뮌헨에 합류하기 직전부터 더리흐트는 김민재와 함께 뮌헨의 주전 센터백 조합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됐다. 지난해 3월과 4월에 뮌헨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면서 자타 공인 뮌헨 최고의 수비수로 등극했다.
이미 프리시즌에도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며, 개막 이후에도 선발 제외 기간이 늘어났다. 당시 투헬도 "더리흐트는 부상에서 방금 복귀했으며, 아직 경기력에서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 그가 매우 좋은 경기력으로 30분 동안 플레이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기량에 따라 바뀔 이유도 없다"라며 더리흐트의 제외 이유를 밝혔다. 더리흐트는 곧바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독일 언론들은 '더리흐트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시즌 초에는 부상 회복 중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시 건강해졌음에도 여전히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소식에 따르면 더리흐트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서서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었다. 이후 더리흐트는 투헬 감독의 기회를 받은 보훔전에서 활약했으나, 다시 부상을 당하며 오랜 기간 팀을 떠나야 했다.
또한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의 부상 문제는 올 시즌 바이에른 수비진의 고질적인 문제나 다름없었다. 이미 김민재도 두 선수의 부상 때문에 혹사당했다.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 소화량으로 인한 체력 문제 등이 발생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당초 바이에른 계획에 김민재의 혹사가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번갈아 부상을 당하며 김민재가 주전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의 부상 가능성이 지적되며, 김민재가 복귀 후에도 계속해서 선발로 나서야 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게 됐다. 또한 다이어도 바이에른 합류와 동시에 선발로 나서는 경기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에른은 오는 2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베르더 브레멘과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8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바이에른에게 후반기 첫 경기인 브레멘전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레버쿠젠에 밀려 리그 2위인 바이에른은 후반기 역전을 통해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브레멘전부터 탄탄한 경기력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이어의 선발 출격 여부가 바이에른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팀의 상승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이어가 브레멘전에서 곧바로 선발 데뷔전을 치를지에 바이에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