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
'황금재능'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몸상태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저 "컨디션이 좋고, 좋지 않고를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며 개인보다 팀에 더 집중할 뿐이었다.
이강인은 대한민국 축구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강인의 몸상태다. 그는 지난해 7월과 8월 부상으로 재활에 몰두했다. 이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마지막까지 소속팀 일정을 소화했다. 태극전사 중 가장 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우려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강인은 훈련 중 계속해서 왼허벅지 상태를 체크했다. 이강인은 지난해 8월 소속팀 경기 중 왼허벅지(대퇴사두근)를 다쳐 한동안 재활했다. 이강인은 지난 2019년 11월 첼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경기 중 왼허벅지 근육을 다쳐 이탈하기도 했다. 유독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단 이강인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이 끝난 뒤 "컨디션 상태는 정말 (질문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지금은 컨디션이 좋고, 안 좋고를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 안 좋으면 안 좋은데로, 좋으면 좋은데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팀 승리가 제일 중요하다. 최대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내 몸이 최고로 좋은 상태로 경기를 뛰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가장 '핫'한 선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이번 대회를 빛낼 '베스트 영스타' 중 한 명이다. AFC는 '레전드' 박지성까지 소환해 이강인의 재능과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2001년생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에이스로 활약했다. 차원이 다른 재능으로 월반을 거듭했다. 만 18세던 2019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회 MVP격인 골든볼도 받았다. 만 18세로 U-20 월드컵 MVP를 거머쥔 것은 2005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이후 처음이었다.
이강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마요르카를 떠나 파리생제르맹(PSG)의 유니폼을 입었다. 연착륙했다. 전반기 15경기(1003분)에서 2골-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열린 슈퍼컵에선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슈퍼컵'에서도 MVP를 차지했다.
이제는 아시안컵이다.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정조준한다. 이강인은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다.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한국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이강인의 맹활약 속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웠다. 이강인은 '클린스만호' 최근 6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펄펄 날고 있다. 한국 축구가 정상으로 가는 데 결코 없어선 안될 핵심이다.
한국은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