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잊혀진 이름' 이반 페리시치는 손흥민과는 한때 '물과 기름'이었다.
그는 2022년 여름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의 1호 영입으로 토트넘에 둥지를 틀었다. 왼쪽 윙백에 위치했던 페리시치는 공격 성향이 워낙 강해 윙포드인 손흥민과 불협화음을 냈다.
시즌 막판 접점을 찾았지만 이미 토트넘은 방향을 잃은 뒤였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을 떠났고, 페리시치는 지난 시즌에는 44경기에 출전해 1골-1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이 예상됐다. 고향팀인 크로아티아 명문 하이두크 스플리트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페리시치는 선택은 잔류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새 시즌 그는 리그컵 1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5경기 교체 출전했다.
전매특허인 자로잰듯한 크로스 능력은 여전했다. 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시계는 부상으로 멈췄다. 지난해 9월 훈련 도중 오른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페리시치는 수술을 받은 후 현재 재활 중이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된다.
페리시치가 1월 겨울이적시장에서 토트넘과 조기 계약 해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킥'을 통해 "페리시치는 그의 커리어에서 더 이상 토트넘에서 뛰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부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이두크 스플리트가 여전히 1월 페리시치의 영입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이두크는 이번 주가 아니면 다음 주에라도 거래가 성사되도록 추진할 것이다. 하이두크가 원하기 때문에 페리시치는 1월 이적시장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또 어떤 경우에도 페리시치가 더 이상 토트넘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99%"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으로선 페리시치를 정리하고 싶어한다. 이적료없는 FA(자유계약선수)로 토트넘과 만난 그는 손흥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주급이 무려 18만파운드(약 3억400만원)다.
하이두크와의 관계도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 9월, 16세 센터백 루카 부스코비치의 영입을 발표했다. 하이두크에서 활약한 그는 맨시티, 파리생제르맹, 리버풀, 첼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눈독을 들인 크로아티아 축구의 미래다.
부스코비치는 '빅클럽'의 관심에도 토트넘 이적만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페리시치가 '옵셥'으로도 등장했다. 부스코비치는 토트넘과 계약에도 하이두크에 머문 후 18세가 되면 잉글랜드로 둥지를 옮기기로 했다.
손흥민은 페리시치가 부상하자 'SNS'를 통해 '이미 최고의 선수인 네가 더 강해져 돌아오기를 기다릴게'라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그러나 '이별의 시간'이 먼저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