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주류 등 특화 영역에 빠른 배송 전략 접목
오프라인 끌고 온라인 미는 '하이브리드' 전환 속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값싼 중국산 등으로 무장한 이커머스 선두주자인 쿠팡 공세에 맞서 국내 대형마트들이 오프라인 매장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성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한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올라인'(오프라인+온라인) 전략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온라인 성장 전략은 각론은 다르지만, 신선식품이나 주류 등 쿠팡이 따라올 수 없는 영역에 집중한다는 방향성은 대동소이하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전자상거래 계열사인 SSG닷컴으로 온라인 창구를 단일화해 대응해왔다.
2019년 3월 SSG닷컴 법인 설립 이후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온라인 사업을 SSG닷컴으로 넘기고 통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마트가 보유한 상품 개발과 조달(소싱), 운영 능력과 SSG닷컴의 효율적인 온라인 플랫폼을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양사는 5년간 축적한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상품과 물류, 서비스 등 3대 분야 협업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주력인 신선식품 분야의 상품·배송 경쟁력 강화다.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도심에 산재한 이마트의 검증된 상품을 고객이 지정한 시간에 배송하는 게 핵심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구매하기 어려운 단독·기획 상품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배송받은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유를 묻지 않고 100% 교환·환불해주는 '신선 보장제도'도 내실화해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롯데마트·슈퍼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온라인 그로서리 쇼핑 1번지로 단숨에 도약하고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리테일 기업으로 손꼽히는 영국의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에 최첨단 통합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2025년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부산과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 230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신선식품 등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롯데쇼핑은 이를 시작으로 전국에 6개 통합물류센터를 건립해 2032년까지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롯데쇼핑은 아울러 올해 전국 롯데마트 매장과 연계해 주류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져가는 방식이다.
쿠팡과 같은 순수 전자상거래 기업은 취급하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점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롯데마트는 판단하고 있다.
올해는 고객이 전국 어느 매장이든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주류를 찾아갈 수 있는 전용 픽업 서비스도 새로 시작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일찌감치 온라인 강화 전략에 힘을 줘왔다.
2002년 업계 최초로 점포 거점 물류 모델을 도입한 홈플러스는 전국 130개 대형마트와 250개 익스프레스 점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배송이 강점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는 '마트직송', 주문 즉시 상품을 보내주는 '1시간 즉시 배송'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점포 설계 단계부터 온라인 물류 기능을 접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전체 점포 가운데 80%가 물류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매출이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20%씩 성장했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의 경우 3개 분기 만에 1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단기간 기록을 썼다.
2022회계연도(2022년 3월∼2023년 2월) 기준 전체 매출(6조6천6억원)에서 온라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5%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신선식품 중심의 메가푸드마켓 점포 리뉴얼에 발맞춰 올해 이런 온라인 성장 전략이 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매출 성장세를 고려해 내년까지 점포에서 온라인 배송용 물품을 엄선하는 베테랑 피커는 2천200명에서 3천명으로, 배송 차량도 1천700대에서 2천300대로 35% 이상씩 늘릴 계획이다. 내년까지 목표로 잡은 하루 배송 건수는 8만8천건으로 지금(약 7만건)보다 25.7%가량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마트 3사가 공히 온라인 사업의 성장 전략에 몰두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과 차별화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부터 오프라인이 끌고 온라인이 뒤를 받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의 전환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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