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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빛바랜 KT 배스 트리플 더블급 맹활약. DB 에이스 부진. 박인웅 최승욱 어떻게 메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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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수원 KT를 누르고 선두를 질주했다.

DB는 8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T를 94대86으로 눌렀다.

DB는 25승6패를 기록하며, 2위 SK와의 격차를 3게임 차로 벌렸다. KT는 19승11패로 LG와 공동 3위.

DB는 주전 5명이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KT는 패리스 배스가 33득점, 18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트리플 더블급 맹활약을 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전반

DB는 스타팅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김종규가 일단 벤치에서 출발. 알바노, 강상재, 로슨과 함께 최승욱과 박인웅이 스타팅 멤버.

최승욱은 팀의 3&D. 가장 수비력이 좋은 선수이고, 박인웅은 최근 흐름이 좋은 신예. DB 김주성 감독은 "KT와의 경기에서 이 라인업이 좋았다. 박인웅의 흐름이 상당히 좋다"고 했다.

초반, 박인웅은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속공 2개 3점슛 1개로 DB의 공격을 이끌었다.

KT는 배스와 하윤기의 하이-로가 인상적이었다. 치열한 접전. DB는 7분2초를 남기고 김종규 투입, 최승욱이 벤치행. 5분여를 남기고 다시 최승욱이 투입, 박인웅이 벤치행.

선두를 질주하는 DB의 가장 큰 강점은 코어와 로테이션 멤버가 상당히 강하다는 점이다. 트리플 포스트와 트리플 핸들러 조합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KT는 허 훈이 교체 투입됐다. 허 훈의 어시스트 문성곤의 코너 3점, 배스의 패스, 하윤기의 베이스 라인 미드 점퍼가 연속 성공, 역전에 성공했지만, DB는 알바노가 3점포. 다시 재역전으로 KT의 흐름을 가볍게 끊었다.

DB는 1쿼터 막판 로슨과 김종규를 교체, 제프 위디와 박인웅을 코트에 배치하면서 핵심들의 체력 부담감을 덜었다. KT는 허 훈이 1쿼터 막판 스텝 백 3점포를 시도했지만, 강상재의 블록에 막혔다. 27-24, 3점 차 DB의 리드.

2쿼터 알바노가 절묘한 페이크로 허 훈을 날려버리고 미드 점퍼. 그러자, KT는 하윤기가 위디를 페이크로 제치고 똑같은 방식으로 미드 점퍼를 작렬.

KT의 완벽한 속공 기회를 끊은 최승욱의 의미있는 수비도 있었다.

DB는 최승욱에게 배스의 수비를 막았다. 배스가 포스트 업을 시도했지만, 적극적 디나이 디펜스로 패스를 원천 차단. 배스가 골밑 돌파를 할 때는 위디가 강력한 높이로 압박. 1쿼터 로슨이 수비할 때보다 배스는 훨씬 더 고전했다. 결국 39-29, 10점 차 DB의 리드.

이때, KT의 약점이 드러났다. 배스가 쉬지 못했다. 2옵션 마이클 에릭은 DB의 경기력을 볼 때 투입이 쉽지 않았다. 알바노가 허 훈의 돌파를 스틸, 박인웅의 3점포로 연결됐다. KT는 배스가 아크로바틱한 골밑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10점 차 안팎의 공방전.

허 훈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골밑 돌파 이후 이윤기의 3점 오픈 찬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속공 찬스에서 360도 스핀 무브로 알바노의 견제를 확실히 떨치고 레이업 슛. 48-44, 4점 차까지 KT는 따라 붙었다.

1분13초를 남기고, 배스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배스는 골밑 돌파, 로슨의 팔이 실린더를 침범했다. 단, 파울 콜은 불리지 않았다. 이후 김종규의 블록. 이때 배스는 강하게 항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평정심을 잃은 배스는 사이드 라인을 밟는 실책을 범했다. 결국 52-46, 6점 차로 DB의 리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지만, 3라운드 MVP를 받은 배스는 상당히 강력하다. 로슨이 1대1로 막기 힘들었다. 퍼스트 스텝을 밟을 때 순발력의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DB는 2쿼터 초반 최승욱의 강력한 압박으로 배스의 위력을 감소시켰다. 체력적 부담감을 가중시켰다. DB의 높이 부담 때문에 전반 하윤기와 배스는 20분 풀타임을 소화. 반면, DB는 알바노(18분15초)를 제외, 모든 선수들이 16분 이하로 뛰었다.

▶후반

강상재가 배스를 맡았다. 배스는 당연히 1대1을 택했다. 단, 골밑 돌파 이후 로슨이 순간적 헬프 디펜스. 야투는 실패. 전반 3점에 그쳤던, 로슨은 3점포를 터뜨리면서 3쿼터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KT의 실책, DB의 속공으로 연결됐다. KT는 허훈과 하윤기의 2대2 성공.

다시 10점 차 안팎 DB의 리드.

DB는 최승욱이 허훈을 밀착마크. 허 훈은 고전했다. KT는 배스가 1대1 능력으로 강상재의 마크를 연달아 뚫었지만, 단발성이었다. 반면 DB는 강상재를 중심으로 알바노와 로슨의 삼각 연계가 절묘했다. 결국 배스의 공격이 실패하자, 최승욱의 전광석화같은 속공 성공. 4분13초를 남기고 68-57, DB의 11점 차 리드.

KT는 하윤기가 벤치로 들어간 상황. 배스의 고군분투. 하지만 허 훈은 상대 밀착 마크에 걸려 극도로 고전하고 있던 3쿼터였다. 이때, 전반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윤기가 3점슛 2방을 연속으로 터뜨리며, KT 공격을 이끌었다. 10점 차 안팎의 DB 리드 상황에서 이윤기의 3점포가 없었다면, 15점 차 이상 벌어지면서 DB가 절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흐름. 하지만, 이윤기의 고군분투로 여전히 KT의 추격 가시권인 75-66, 9점 차.

DB의 공격 루트는 여전히 원활했다. 알바노와 강상재의 정면 2대2. 스크린을 이용해 미스매치를 만들고, 상대가 헬프 수비를 오면, 외곽에 빠진 로슨에서 연결하는 패턴. 하지만 로슨의 슈팅 감각이 좋지 않았다. 3점슛 2차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그 사이, KT는 배스의 골밑슛으로 5점 차까지 추격. 이때, 또 다시 박인웅이 3점포를 작렬시켰다. 3쿼터까지 3점슛 5개를 포함, 21득점. 야투 성공률은 무려 72.7%였다. 한마디로 미친 슈팅 감각이었다. 그러나, 배스는 로슨과 1대1에서 버저비터 3점슛. 78-73, 5점 차 DB의 리드. 단, KT의 3쿼터 막판 상승세.

4쿼터 KT는 배스가 영향력을 발휘했다. 4점 차까지 추격. 하지만 허 훈의 안일한 패스가 로슨의 스틸로 연결, 속공 득점을 허용했다. 흐름 상 매우 좋지 않은 실책이었다.

다시 84-78, 6점 차. 남은 시간은 5분53초.

허 훈의 4반칙. 박인웅이 또 다시 골밑 돌파에 성공. 이때 골밑에서 극심한 신경전을 펼치던 김종규와 배스가 강력한 몸싸움. 이후, 김종규가 판정에 항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DB의 잇단 공격 실패. 로슨이 오펜스 파울을 범했다. KT는 배스를 앞세워 또다시 골밑 돌파에 성공. 허 훈과 하윤기의 2대2도 성공. 다시 4점 차 승부.

그런데, DB 에이스들의 위력이 나왔다. 배스가 공을 놓치면서 공격을 실패. 그러자, 로슨이 하윤기를 상대로 1대1 포스트 업에서 플로터 성공. 이후 알바노가 스틸에 성공하며 속공까지 연결했다.

92-84. 8점 차 남은 시간은 1분 36초. 사실상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DB는 이날 변형을 줬다. 알바노, 강상재는 견고했고, 로슨은 다시 부진. 하지만 핵심 윙맨 자원인 박인웅의 맹활약과 최승욱의 수비 공헌도로 로슨의 부진을 메웠다. 매치업 상성 상 이날 로슨은 배스를 막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런 약점을 팀동료들의 도움으로 잘 메웠다. 선두를 질주할 만하다.

반면, KT는 강팀을 만날 때 배스과 허 훈의 단순한 공격 루트의 약점이 드러난다. 특히, 허 훈이 상대 집중 견제에 막히면, 로슨의 1대1, 하윤기와의 빅&빅 픽&롤, 픽&팝으로 활로를 뚫는다. 단, 높이가 비슷하거나, 객관적 전력이 강한 팀을 만나면 배스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심각해진다. 이날 배스는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