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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39→86안타…벼랑 끝에 선 정은원의 마지막 1년, 군 입대 미루고-외야 수비하며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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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40→139→86안타.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24)이 2020년부터 4년간 기록한 안타수다. 2019년 고졸 2년차 어린 나이에 주전 2루수로 도약해 젊은 한화의 미래로 불렸다. 2021년 입단 4년차에 베테랑 안치홍(34·롯데), 김선빈(35·KIA)을 제치고, 2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21년 정은원은 초신성처럼 빛났다. 2023년 노시환처럼.

타율 2할8푼3리, 6홈런, 39타점, 85득점, 출루율 0.407. 2021년, 정은원이 139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팀 내 타율, 득점, 출루율 1위, 안타 2위.

그해 정은원과 경쟁했던 안치홍은 119경기에서 타율 3할6리, 129안타, 10홈런, 82타점, 58득점, 출루율 0.379를 기록했다. FA(자유계약선수)로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두 번째 시즌에 올린 성적이다.

2년이 흘러 둘이 팀 내 경쟁자로 만났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거둔 성적이 현재 위상을 만들었다.

2년간 264안타, 22홈런, 121타점을 올린 안치홍이 4+2년, 최대 72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 선수가 됐다. 정은원이 있는데도 주 포지션이 2루수인 베테랑 안치홍을 데려왔다. 구단에선 공격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정은원이 2년간 기대대로 성장했다면 다른 그림이 나왔을 것이다.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이전보다 2루 수비도 불안해졌다. 실수가 잦아지면서 공격적인 수비도 사라졌다.

지난해 122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 2홈런, 30타점, 50득점, 출루율 0.333을 기록했다. 모든 공격 수치가 최근 3년간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 8월에는 2주간 1군 엔트리 등록이 말소됐다.

팀이 '탈꼴찌' 사투를 벌인 8월 이후 38경기에서 96타수 17안타, 1할7푼7리. 지난해 비 FA 야수 팀 내 최고 연봉(2억1800만원)을 받은 선수가 그랬다.

지난해 '고졸 루키' 문현빈(20)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문현빈이 포지션 중복을 피해 중견수로 나서다가 후반기에 2루수로 복귀했다. 지난해 후반기 기준으로 보면, 정은원이 문현빈보다 나은 점을 찾기 어려웠다. 첫해부터 풀타임 출전한 문현빈은 타율 2할6푼6리, 5홈런, 49타점, 47득점을 기록했다. 고졸 신인 선수로는 통산 7번째로 100안타를 넘었다. '레전드' 김태균, 노시환도 못한 기록이다.

설상가상으로 베테랑 안치홍이 합류했다.

올해 입대를 생각했던 정은원은 일단 올시즌 뒤로 늦췄다. 최악의 성적을 안고 팀을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시즌 종료를 앞두고 "외야수 정은원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에게 더 넓은 길을 열어주고 싶어 했다.

정은원은 일본 미야자키 가을캠프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하며 시동을 걸었다. 물론 그가 2년 전 경쟁력을 찾는다면 외야수로 나갈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벼랑에 선 정은원에게 2024년이 매우 중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