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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거물' 우완인데, 사인은 왼손으로...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야구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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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야구만 잘하자!

KIA 타이거즈는 7일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 영입 소식을 알렸다. 팬들이 해를 넘길 때까지 기다린 소식. 가뭄에 단비같은 뉴스였다.

KIA가 소개한 윌 크로우는 완성형 선발에 가깝다. 심재학 단장은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이다. 최고구속 153km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건 빅리그 경험. 메이저리그 통산 94경기를 뛰었다. 2021 시즌에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풀타임 선발이었다. 이 정도 경력의 외국인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메이저 경력만 놓고 보면 '역대급'이다.

그런데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모습에서 발견한 재밌는 사실 하나. 윌 크로우는 분명 우완투수인데, 펜은 왼손에 쥐고있다. 입고있는 점퍼 로고를 보면 사진이 반전된 것도 아니다. 왼손으로 사인을 하다 기념 촬영을 했다.

야구선수든, 일반인이든 양손을 쓰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투수의 경우 공을 던지는 팔을 아끼기 위해 다른 종목의 운동 등 취미 생활은 반대 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윌 크로우는 어떤 사연일까. 일단 주로 쓰는 손은 오른손이다. 원래 왼손잡이인데, 오른팔로 공을 던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모든 생활도 오른손이 주다. 그런데 딱 두 가지, 글씨를 쓰는 것과 밥 먹는 건 왼손으로 한다고 한다. 특별히 오른팔을 아끼려는 의도까지는 아니다. 누가 봐도 특이한데, 윌 크로우 본인 스스로도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껄껄 웃었다는 후문이다.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일단 야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윌 크로우가 KIA의 2024 시즌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는 올해 김종국 감독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 실패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LG 트윈스, KT 위즈 등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데 KIA가 강력한 다크호스로 인정받고 있다. 주전 선수들 부상만 없다면, 라인업을 탄탄하게 짤 수있기 때문이다.

단,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전제 조건은 분명하다. 외국인 투수 2명의 활약이다. KIA는 지난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두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가 6승 합작에 그치고 퇴출됐다. 교체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 마리오 산체스가 조금 더 나은 활약을 해줬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없었다. 형편 없었던 외국인 농사에, 주전들 줄부상을 생각하면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외국인 투수들이 두자릿수 승수만 거둬준다 해도 KIA가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윌 크로우가 이전 헥터 노에시 같은 압도적 에이스 역할을 해주는 등 15승 투수가 된다면 KIA의 우승 꿈도 더욱 무르익을 수 있다. 어깨 부상 이슈가 있다는데, KIA가 철저히 체크를 해 영입을 했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