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이도류(二刀流))'로 현대 야구의 틀을 깬 오타니 쇼헤이(30)는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슈퍼스타'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영역을 개척해 세계 최고 야구 선수로 우뚝 섰다. 오타니 이전에 오타니 같은 선수가 없었고, 오타니 이후에도 오타니 같은 선수가 나올 것 같지 않다.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에 나오는 슈퍼 히어로 몇 명을 합쳐놓은 듯한 캐릭터다.
2023년, 오타니는 야구팬들을 세 차례 놀라게 했다. 그는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시즌인데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일본대표팀을 2009년 이후 3개 대회, 14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첫 출전한 WBC에서 투수, 타자로 맹활약했다.
미국과 결승전이 압권이었다. 3-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확정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포효했다. 마지막 상대가 LA 에인절스 팀 동료이자 MVP를 세 차례 수상한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었다.
오타니는 WBC 대회 MVP에 선정됐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압도적인 활약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다.
투수로 23경기에서 10승5패-평균자책점 3.14. 132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167개를 잡았다. 타자로 135경기에 나가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44홈런-95타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 '10승-40홈런'을 올렸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홈런왕에 올랐고,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2021년에 이어 두 번 모두 만장일치 선정.
지난 12월, 오타니는 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LA 다저스와 10년-7억달러에 계약해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오프시즌 초반에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5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오타니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533만명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매체들이 7일 한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뉴스 사이트를 인용해, 스포츠 선수로는 최대 증가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WBC가 열리기 전까지 팔로워가 200만명 미만이었는데, 우승 후 500만명을 넘었다. 시즌 중에 완만하게 늘다가 LA 다저스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직후 다시 급증했다. 7일 오후 4시 현재 697만4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한 사실을 알렸다. 지난 5일(한국시각)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본 이시카와현 지진 피해 지역에 LA 다저스와 함께 100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올해도 오타니는 가장 강력한 '이슈 메이커'다.
이번 오프시즌에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영입한 LA 다저스는 4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뛰는 동안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못 나갔다.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해는 타자로만 출전한다. 그가 배리 본즈가 보유하고 있는 단일 시즌 최다 73홈런을 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메리칸리그에 이어 내셔널리그까지 연속 홈런왕, MVP 얘기도 나온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