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장기 결장에 정지석 부상 겹쳐 11승 9패로 리그 3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3-2024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개막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1위를 의심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리그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세터 한선수를 필두로 정지석과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양쪽 날개가 건재하고 '만능 공격수' 곽승석,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까지 포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그 반환점을 돈 현재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 목표에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2024년 첫 경기인 1일 한국전력전에서 세트 점수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홈팬들 앞에서 내준 경기라 더욱 뼈아팠다.
1일까지 대한항공의 성적표는 11승 9패, 승점 35로 3위다.
리그 선두 우리카드(15승 5패, 승점 42)와 격차는 어느덧 승점 7까지 벌어졌고,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삼성화재(14승 5패, 승점 37)도 점점 멀어져간다.
10년 가까이 기복 없이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대한항공의 현주소는 승률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11승 9패로 승률 0.550을 기록 중이다. 18승 18패, 승률 5할로 시즌을 마친 2014-2015시즌 이후 9년 만의 최저 승률이다.
지난 시즌 26승 10패, 승률 0.722로 압도적인 모습을 뽐냈던 대한항공이 한 시즌 만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부상이다.
외국인 선수 링컨이 부상 때문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포 정지석마저 허리를 다쳐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시즌 초반 정지석의 빈자리를 채웠던 정한용은 상대 팀으로부터 본격적으로 분석 당한 뒤에는 파괴력이 줄었다.
링컨을 대신해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를 채운 임동혁도 계속되는 출전에 조금씩 지쳐간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1일 한국전력전이 끝난 뒤 가감 없이 자신이 바라보는 팀 사정을 털어놨다.
"빠르고 스마트한 배구를 하는 팀, 기본기가 잘 돼 있는 팀, 쉬운 공을 잘 받아내는 팀,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 듯 싸우는 팀, 어려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팀이 돼야 한다"고 열거한 그는 "지금은 말씀드린 걸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복귀 후에도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정지석에 대해서는 "싸울 준비가 돼 있는 선수"라고 옹호했고, 최근 팀의 저조한 성적에 한선수의 책임이 있냐는 물음에는 "코트에 들어가서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는 말로 감쌌다.
링컨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지난달 22일 영입한 일시 교체 선수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은 조금씩 적응하는 중이다.
아직 선발로 나선 경기는 없지만, 3경기에 교체 출전해 46득점에 공격 성공률 56.34%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이 후반기 다시 비상하기 위해서는 무라드와 링컨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려야 한다.
링컨이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밝힌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택 조건은 간단하다. 어떤 선수가 우리 팀에 더 도움이 되느냐다. 훈련 때 기록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평가할 것이다. 팀원과 조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평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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