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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스강'으로 운동하다 선수 된 이야기"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의 좋은예#서부재활체육센터#내년부턴 만5~69세#2만명#11만원 맞춤형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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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관한 서울 은평구 서부재활체육센터는 일평균 1400~1600명의 장애인이 이용하는 장애인체육의 메카이자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이하 장스강)' 우수센터다. 2022년 기준 서울시내 7개 재활체육시설 가운데 장애인 이용률이 76.1%로 가장 높다. 장스강' 누적 이용횟수도 2020년 41회로 시작, 2021년 290회, 2022년 900회, 2023년 1691회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2019년 시작한 '장스강'의 안착을 말해주는 바로미터다. 올해 '장스강'은 4년 만에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40%대에 머물렀던 기금 실집행율이 올해 80.8%,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현장 호응에 힘입어 올해 만 19~64세였던 지원대상을 내년 만 5~69세로 확대하고 지원금도 기존 9만5000원에서 내년 11만원으로 늘린다. 수혜 인원도 2023년 1만5000명에서 2024년 2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선정하는 '장스강 우수가맹점'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린 서부재활체육센터를 찾았다.

▶"'장스강'으로 운동하다 탁구선수 된 이야기"

12월 이른 아침부터 수영장, 탁구장, 웨이트트레이닝장, 체력측정실을 빼곡히 갖춘 6층 건물에선 운동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6층 틈새공간을 활용한 트랙에선 걷기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남녀노소 지적장애인들이 휘슬 소리에 맞춰 달리는 바로 옆 탁구장에선 장애-비장애, 선수-동호인, 장애유형 불문 '탁구인'들의 맞대결이 한창이었다. 이 센터에서만 올해 155명의 장애인이 '장스강'의 혜택을 누렸다. 7년 전 뇌출혈로 중도장애가 생긴 후 운동을 시작한 이현서씨(57)는 "'장스강' 제도 정말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원래 헬스만 하다가 '장스강' 지원을 받으면서 탁구도 함께 하게 됐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건강해져서 좋다"면서 "운동을 하면서 삶이 완전 바뀌었다. 우울증이 심했는데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선수등록 후 올해 전국체전에도 첫 출전했다. "아프기 전엔 운동을 안 좋아했는데 퇴원 후 이곳에서 재활과 운동을 시작하고 '장스강' 지원을 통해 선수까지 됐다"며 웃었다. "더 많은 분들이 '장스강'을 통해 집 밖으로 나와, 함께 즐겁게 운동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레바논 파병 군인 출신인 김재현씨(31)도 이씨와 함께 '장스강'을 통해 탁구를 배우고 있다. "어머니가 '장스강' 신청을 대신 해주셨다. 오전 9시부터 세 시간 탁구를 치면서 생활이 즐거워졌다"면서 "운동을 하니 피로가 풀리고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장스강' 2년 연속 우수가맹 '맛집'의 비법

손창완 서부재활체육센터 부관장은 2년 연속 우수가맹점으로 선정된 '맛집'의 비법을 귀띔했다. 서부재활체육센터는 내년 '장스강' 지원금이 11만원으로 증액되면서 이용자 편의를 위해 '장스강' 맞춤형 '패키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탁구, 수영, 레이저사격 등의 종목 레슨을 헬스, 스트레칭과 결합해 월 11만원에 배울 수 있다. 손 부관장은 "'장스강' 신청자 대부분이 11만원에 탁구, 스트레칭, 헬스를 다 하는 이 '메뉴'를 선택한다"고 했다. 희망자에 한해 해당 종목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흥미를 느낀 동호인들은 선수등록을 하고, 체전에도 나가고, 스포츠 직능을 업무로 인정하는 기업들과 취업연계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맛집의 비법은 소통과 진심이다. 손 부관장은 "우리는 장애-비장애, 유형 나누지 않고 똑같이 본다. 환경이 장애인 것이지 사람이 장애인 게 아니다. 환경이 불편하게 만드는 거지 사람 자체가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센터를 찾는 모두의 몸과 맘을 편하게 하는 환경"이 비법이다. "화장실, 주차장, 진입로 등을 안전하게 갖추고, 지도자들도 엄청난 스킬을 가르치기보다 가슴으로 지도하고 재미있게 운동을 즐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스강' 우수가맹 시설에 대한 지원금 확대 등 인센티브도 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황요섭 서부재활체육센터 관장은 "유럽, 일본에 비해 우리는 장애인의 범주가 좁다. 장애인으로 등록만 안됐을 뿐 '건강약자'가 많다. 우리 센터는 모든 '건강약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안녕을 목표로 '영양'과 '쉼' 개념까지 포함해 재활과 체육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은평구 2만1000명 중 70% 이상이 55세 이상으로 노령화됐다"면서 장애인구 노령화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필요성, 정책적 관심을 강조했다.

정부는 새해에도 '모두의 스포츠'를 위해 '장스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뜻을 밝혔다. 이정미 문체부 체육협력관은 "장애인 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대상을 만 5~69세로 늘려, 유소년 장애인 스포츠 참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노령 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맞춘 지속적인 스포츠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면서 "또 양질의 스포츠이용권 가맹점 확보를 위해 가맹절차를 대폭 개선하고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