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극적인 3세트였다. 삼성화재가 '대어' 대한항공을 격침시켰다.
삼성화재는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대한항공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1세트를 내주고 내리 3개의 세트를 따내는 역전 드라마를 쓰며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3대1(26-28, 25-21, 25-23, 27-25).
이 승리로 삼성화재는 4연승을 질주하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 경기를 앞두고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나란히 승점 31점이었다. 승수가 많은 삼성화재가 2위, 대한항공이 3위였다. 이 경기 결과로 양팀의 순위가 바뀔 수 있었는데, 삼성화재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설명이 필요 없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 2위를 지킴은 물론, 승점 36점의 선두 우리카드를 추격할 수 있었다. 연승도 걸려있었다. 삼성화재 3연승, 대한항공 2연승 중이었다.
그 중요성을 아는지 1세트부터 엄청난 경기가 나왔다. 초반은 홈팀 삼성화재가 앞서나가는 분위기였다. 삼성화재는 세터 노재욱이 주포 요스바니를 비롯해 다양한 공격 루트를 찾으며 비교적 쉽게 경기를 풀었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에스페호가 날았지만, 임동혁이 부진했다.
하지만 시즌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강했다. 13-18까지 밀리던 경기를 뒤집어버린 것. 한선수의 서브가 계속 절묘하게 들어가며 삼성화재 리시브를 흔든 게 주효했다. 여기에 요스바니가 1세트 8득점을 했지만 범실을 5개나 저지른 게 삼성화재에는 뼈아팠다. 마지막 실점도 요스바니의 범실이었다.
1세트부터 충격이 있을 듯 했지만, 분위기 좋은 삼성화재는 2세트 언제 그랬냐는 듯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접전이 이어졌는데, 요스바니가 1세트 아픔을 설욕했다. 17-16 1점 리드 상황서 결정적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가져오게 한 것. 계속되던 양팀 2점차 승부는 임동혁의 중앙선 침범으로 균형이 무너졌다. 요스바니가 결정적 스파이크를 대한항공 코트에 맹폭했다.
1-1 상황서 펼쳐진 3세트가 사실상의 결승 세트였다. 처음 승기는 대한항공이 잡았다. 조재영의 강력한 서브와 블로킹으로 10-6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2세트 1득점으로 부진했던 임동혁의 공격이 살아나자 대한항공도 분위기를 탔다. 삼성화재는 15-20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강력한 서브를 갖춘 김정호가 서브권을 잡자 경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상대 범실과 서브 에이스가 연달아 나오며 20-20 동점이 됐고, 요스바니의 결정적 공격 성공으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요스바니는 22-22 동점 상황서 상대 임동혁의 강력한 서브에 이은 역전 위기 상황서 천금의 블로킹으로 팀을 구했다. 그리고 마지막 공격 상대 블로킹에 걸렸는데, 그 공이 자신의 몸을 맞고 상대 코트로 넘어가 득점의 되는 행운까지 따르며 영웅이 됐다.
3세트에서 승기를 느낀 삼성화재가 4세트에도 대한항공을 강력하게 몰아붙였다. 대한항공도 임동혁을 앞세워 끝까지 저항했지만, 불붙은 요스바니의 포를 막지 못했다. 여기에 팽팽하던 12-11 삼성화재 리드 상황서 또 한 번 김정호의 강력한 연속 서브 득점이 나오며 대전 홈팬들이 열광했다. 4세트에서 경기가 끝날 수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요스바니는 범실 14개가 있었지만, 혼자 41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처, 중요할 때 그의 득점이 어김없이 터졌다. 4개의 블로킹도 매우 중요할 때 상대 맥을 끊었다. 마지막 승리를 확정지은 득점도 요스바니의 블로킹이었다.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14점을 도운 김정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 4세트 위기에서도 김정호의 강서브 덕에 겨우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대한항공은 임동혁과 에스페호가 각각 23득점, 2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외국인 주포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3위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4세트 15-20으로 밀리던 경기를 20-20 동점까지 만들며 강팀으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땅을 쳐야했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