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임성진·김지한, 한국 배구 이끌어 갈 '99년생' 동기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침체기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한국 남자배구는 1999년생 삼총사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 김지한(우리카드)의 손끝에서 희망을 본다.
국가대표팀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한 이들 3명은 각자 소속팀에서 순위를 좌지우지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들은 서로를 좋은 호적수로 인정하고 함께 기량을 키워갈 경쟁자로 바라본다.
'99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3명 가운데 이번 시즌 가장 정확한 공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임동혁이다.
임동혁은 공격 성공률 58.16%(20일 기준)로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리그 전체에서 1위를 달린다.
공격 성공률 2위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KB손해보험)의 53.99%보다 4%포인트 이상 높은 정확도를 보여준다.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부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임동혁은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대한항공에 큰 힘이 되어준다.
임동혁은 지난 1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승리한 뒤 "예전에는 외국인 선수만큼 할 수 있을까 부담됐지만, 요새는 '붙어 보자'는 마음이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에 전념하는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는 주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한다.
신장 200.5㎝로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임동혁은 한국 배구대표팀에도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임동혁은 "이제 V리그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면 힘들어지고 있다. 우리 팀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지 않았던 팀"이라면서 "링컨이 지금은 쉬고 있지만, 돌아왔을 때는 어떤 선수보다 파괴력 있게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했다.
임동혁의 활약상만큼, '99즈' 동기 김지한과 임성진도 소속팀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김지한은 261득점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섰고, 소속팀 우리카드는 전문가 예상을 깨고 남자부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임성진은 198득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6위, 공격 성공률 50.44%로 이 부문 9위다.
여기에 팀 연승에 앞장서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임동혁은 이들을 바라보며 전의를 불태운다.
그는 "저희 99년생 친구들도 입지가 생겼다. 그만큼 기사에 저희 이름도 자주 언급된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도, 자극도 된다. 맞대결하다 보면 서로 배우는 게 있다"고 말했다.
임동혁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자부 사상 첫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팀 성적이다.
대한항공은 10승 6패, 승점 31로 우리카드(13승 4패·승점 36)와 삼성화재(12승 5패·승점 31)에 뒤처진 리그 3위다.
임동혁은 "통합 4연패는 정말 쉽지 않은 기록이다. 형들과 '우리는 당연히 이기는 팀이 아니다. 도전자 입장으로 하자'고 말한다.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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