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살아있는 전설' 오스마르(35)가 정든 FC서울을 떠난다.
20일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FA(자유계약) 오스마르와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오스마르에게 구단의 결정을 알렸고, 선수 본인이 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마르는 현재 말레이시아 케다 입단을 앞뒀다.
오스마르는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넘어 최근 10년간 서울을 대표하는 '전설'이었기에 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2014년 서울에 입단해 2018년 세레소 오사카(일본) 임대 시절을 제외하고 지난시즌까지 서울에서만 9년을 보냈다. 오스마르가 입단한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서울에서 더 많은 시즌을 소화한 선수는 '원클럽맨' 고요한뿐이다.
오스마르는 9년간 344경기에 출전하며 구단 역대 외국인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서울이 마지막으로 리그를 제패한 2016년엔 서울 구단 최초로 외국인 주장을 역임했다. 나이 어린 한국 선수들은 '오스형'(오스마르 형)이라고 부르며 오스마르를 믿고 따랐다. 외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챙겼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전성기 시절, 리그 최고의 인터셉터이자 패서로 존재감을 뽐냈다. 대지를 가르는 패스와 대포알 왼발 슈팅으로 팬들에게 청량감을 안겼다. 2019년 6월 수원전, 2020년 1월 케다전에서 선보인 왼발 빨랫줄 슈팅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런 오스마르도 세월의 흐름을 거를 순 없었다. 스피드를 무기로 삼은 유형은 아니었지만, 삼십대 중반에 접어들며 부쩍 느려졌다. '오스마르 뒷공간 노리기'는 상대팀의 단골 공격 메뉴였다. 속도와 활동량을 중시하는 김기동 신임감독 체제에선 중용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오스마르는 서울과 동행을 멈추게 되었고, 지난달 수원과의 슈퍼매치는 스페인에서 날아온 꺽다리 미드필더의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영원한 이별이 아닐 순 있다. 서울 구단은 '지도자 오스마르'를 위해 문을 열어뒀다. 오스마르가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면 동행하고 싶다는 뜻을 선수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마르는 현재 국내에서 KFA 지도자 강습을 받으며 제2의 축구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오스마르는 신변 정리를 마치는대로 출국할 계획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