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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저하 여자배구 흥국생명, 현대건설·정관장과 버거운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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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김연경(35·흥국생명)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 언제일지 주시하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 한 구단 관계자의 솔직한 관전평이다. 이 구단뿐만 아니라 우승을 노리는 구단이라면 같은 시각으로 흥국생명을 바라본다.
2023-2024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흥국생명이 위기를 맞았다.
흥국생명은 17일 한국도로공사에 세트 점수 2-3으로 패해 승점 1을 보태는 데 그쳤다.
1∼2라운드에서 모두 3-0으로 이겨 승점 6을 거저 얻은 도로공사에 시즌 처음으로 무릎을 꿇어 1위 현대건설에 1점 뒤진 2위에 머물렀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 쌍포를 형성한 김연경이 5세트 내내 뛰었지만, 혼자만으로는 도로공사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시즌 13승 3패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지난 9일 GS칼텍스에 1-3으로 져 10연승에 실패한 뒤 3라운드에서만 2패를 당했다.
2라운드 세 번째 경기부터 8연승 중인 현대건설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던 흥국생명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흥국생명이 주춤한 최대 원인으로는 체력이 꼽힌다.
30대 중반의 김연경이 주포답게 예년과 다름없는 40%대 중반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지만, 쉽게 끝나는 경기가 없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에 16경기 중 절반에 육박하는 7번이나 5세트 경기를 치렀다. 여자부 전체 팀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치다.
5세트 경기 전적은 5승 2패로 나쁘지 않지만, 체력 유지와 승점에서 손실은 불가피했다.
옐레나와 김연경 두 날개의 위력은 7개 구단 중 최고이나 팀 리시브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둘과 삼각편대를 이룰 선수가 마땅치 않아 다른 팀을 압도한다고 느끼게 하진 못한다.
게다가 3라운드에서 마지막으로 붙을 팀이 현대건설(20일), 정관장(24일)이라는 점도 부담을 준다.

흥국생명은 두 팀과 두 번씩 5세트 접전을 벌였다. 현대건설에는 2승을 따냈고, 정관장과는 1승씩 주고받았다.
이번에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흥국생명이 승점을 많이 얻지 못한다면 여자부 판도는 혼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3위 GS칼텍스는 8점, 4위 정관장은 12점 차로 흥국생명을 추격 중이다.
이에 반해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지난 두 번의 패배를 깨끗이 설욕한다면 선두 수성의 청신호를 켤 수 있다.
cany990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