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슈퍼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다.
모두가 주시했던 '원톱'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를 선택했다. 계약 기간 10년, 총액 7억달러. 프로 스포츠 역사를 다시 쓴 역대 최고 예약이다.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5년, LA 에인절스에서 6년을 보낸 오타니는 39세까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뛴다.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2018~2023년, 지난 6년간 LA 에인절스는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했다. '슈퍼 스타' 오타니를 보유하고도 승률 5할을 밑돌았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오타니는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을 새 팀의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이와테현 하나마키히가시고 졸업을 앞둔 2012년 말,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가 아닌 메이저리그 직행을 추진했다. 고교시절부터 자신을 주목했던 LA 다저스 관계자와 면담까지 했다. 11년 만에 LA 다저스행이 완결된 셈이다.
오타니가 거취를 결정하면서, 랭킹 2위 야마모토의 시간이 됐다. 앞 순위 선수의 행선지가 결정되면 도미노처럼 시장이 움직인다. 오랫동안 그래 왔다.
지난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내년 시즌에 '타자'로만 출전한다. 사실상 야마모토가 이번 이적 시장의 투수 랭킹 1위다. 1선발이 필요한 팀들에게 야마모토는 최상의 카드다.
메이저리그 통산 '152승'을 거둔 제이크 피비가 "야마모토를 영입하면 10년간 선발 투수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야마모토 영입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라고 극찬할 정도다.
뉴욕의 두 팀, 양키스와 메츠에 보스턴 레드삭스가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최근 뉴욕 메츠의 스티브 코언 구단주가 일본으로 날아가 야마모토 가족과 식사를 했다. 구단 관계자가 메츠의 비전을 설명했다. 뉴욕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지난 9월 야마모토가 지바 롯데 마린즈를 상대로 두 번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선발 투수 보강이 최대 과제인 보스턴도 야마모토가 필요하다.
야마모토 쟁탈전에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오타니 영입에 실패한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오타니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LA 다저스 계약을 알리기 직전까지 토론토행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나중에 오보로 밝혀진 오타니가 토론토로 이동했다는 글이 도화선이 됐다. 토론토에는 오타니의 고교 선배인 기쿠치 유세이(32)가 있다.
토론토는 오타니 영입을 위해 거액을 준비했다. 이 자금으로 야마모토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당초 오타니가 총액 5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는데, 7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야마모토의 몸값도 계속해서 올랐다. 2억달러 얘기가 나오다가 2억5000만달러, 3억달러까지 올라갔다. 오타니 영입을 계획했던 토론토로선 감당 못 할 금액이 아니다.
토론토는 크리스 배싯(16승), 케빈 가우스먼(12승), 호세 베리오스벨리오스, 기쿠치(이상 11승)까지 두 자리수 승을 올린 선바 투수 4명을 보유하고 있다. 야마모토가 합류하면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최강의 선발진을 구성한다.
토론토가 야마모토 영입에 성공한다면, 류현진의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 진다.
토론토는 올시즌 89승73패, 승률 5할4푼9리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3위를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