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예상보다 오래 걸린다. SSG 랜더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재계약 소식이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협상 난항일까.
SSG의 올 시즌 외국인 타자 계약은 성공이었다. 1년전 통합 우승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후안 라가레스와 재계약 대신, 새 타자를 찾았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에레디아와 총액 100만달러(연봉 90만달러, 인센티브 10만달러)에 사인했다.
거포형 타자는 아니지만, 에레디아는 올 시즌 팀 타선의 주축이었다. 최정과 더불어 중심 타순에 놓여 알찬 활약을 해줬다. 122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2푼3리(473타수 153안타) 12홈런 76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46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수위 타자 경쟁을 펼칠 정도였고, 올 시즌 주축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SSG 팀내에서는 최고 성적이었다.
시즌을 아쉬움 속에서 마친 후 SSG는 새 외국인 투수 찾기에 집중했다. 로버트 더거를 영입했고, 나머지 한 자리도 곧 결정된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계약에 관해서는 처음부터 원칙은 동일했다. 에레디아와 재계약한다는 것이다.
재계약 협상은 시즌 종료 후 곧바로가 아닌 조금 늦게 시작됐다. 시즌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 에레디아가 가족들과 긴 휴가를 보내면서 충분히 쉰 이후에 다시 연락이 닿았다. 11월말부터 에레디아 측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계약 조건에 대해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에레디아가 올 시즌 사실상 신규 계약 외국인 선수에게 쓸 수 있는 최대 한도치인 100만달러를 꽉 채웠기 때문에 올해 재계약을 하면 인상은 확실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어느정도의 인상을 원하는지는 선수와 구단의 의견 차이가 있다.
SSG는 계속해서 에레디아와 협상을 진행해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격차가 꽤 컸다. 그러나 최근 의견 차이를 많이 좁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가지 변수는 에레디아의 메이저리그 재입성 의지다. 현재 일본 구단에서 에레디아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없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남아있다. 주전급 외야수는 아니어도 백업 외야수로 빅리그 콜업을 기대해볼 수는 있는 상황. 에레디아가 한국행 대신 미국에서 계속해서 뛰기를 원한다면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SSG에서 뛰었던 윌머 폰트도 팀에서 제시하는 재계약 대신 미국행을 택했는데 마이너 계약을 맺으면서 기대 이하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취재 결과 SSG가 에레디아 측에 제시하는 금액은 타팀 재계약 대상 외국인 타자들의 조건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양측의 의견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결국 마지막 에레디아 본인의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