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경험에 자신감까지 채웠다. 김포FC가 상상도 해보지 않은 '승격'이라는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김포는 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강원FC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1차전 결과는 0대0. 원정에서 거둔 무승부인만큼 강원에 유리한 결과지만, 정작 얻은 것은 김포가 훨씬 많았다. 김포는 한 수위 전력이라고 평가받은 1부 강원을 상대로도 자신들의 축구를 유감없이 펼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1차전의 분수령은 '경험'이었다. 기본 전력에선 당연히 강원의 우위였다. 김포는 올 시즌 K리그2 3위라는 아무도 예상 못한, 기적같은 성과를 거뒀지만, 큰 무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김포 고정운 감독도 경기 전 "촌놈들이라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경기의 포인트는 초반이었다. 고 감독은 "5~10분이 지나면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를 잘 넘기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고 감독의 예상대로였다. 초반 다소 얼어있는 김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탄탄한 조직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반 슈팅수 4대8, 점유율 36대64로 절대 열세였지만, 후반에는 슈팅수 3대4, 점유율 47대53으로 그 격차를 줄였다. 강원이 가브리엘 등 아껴뒀던 외인 공격수로 승부수를 띄웠음에도, 김포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갈레고의 단독 돌파에 이은 슈팅 정도를 제외하면 김포는 이날 강원에 위험한 장면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 속 골대 바로 앞에서 때린 김태한의 슈팅이 들어갔더라면 김포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윤정환 감독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경기였다"며 고개를 저었다.
1부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친 경험은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고 감독은 "나 역시 1부 팀을 상대로 우리가 어떤 퍼포먼스를 할지 궁금했다. 막상 겪어보니 '할 만하다'는 긍정적인 내용을 보였다.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만한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자신감을 보였다. 점유율은 밀렸지만, 하고자 하는 쪽으로 됐다. 실점 장면도 거의 내주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감까지 더한 김포는 이제 강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며, 원점에서 2차전을 맞이한다. 오히려 분위기나 체력에서는 김포가 앞선다. 윤 감독은 "연이은 원정 경기로 인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설상가상으로 강원은 윤일록의 부상까지 겹쳤다. 원정 분위기는 또 다르지만, 김포는 홈보다는 원정에서 더욱 강한 팀이었다. 김포의 '많이 뛰는' 축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 부담이 큰 강원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한 골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자신감을 더한 김포는 잃을 것이 없다. 팽팽한 한 골의 긴장감은 이겨야 본전인 강원이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운명의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