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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상식에서 "노시환"을 외쳤다, 마지막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 17년 전 3루수 레전드 이범호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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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의 계절, 모든 행사에서 빠짐없이 호명된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23)이 각종 트로피를 쓸어 담고 있다. 정규시즌 MVP는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30·NC)에게 내줬지만, 최고 타자는 노시환이다. 지금까지 열렸거나 개최 예정인 야구 관련 시상식에 노시환이 빠진 경우는 없다.

고졸 5년차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반열에 올랐다.

11월 27일 열린 KBO 시상식. 홈런과 타점왕 트로피를 양손에 쥐었다. 올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8리(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을 올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정규시즌 13경기에 못 나갔는데도 유일하게 30홈런, 100타점을 넘겼다.

30대 중반 나이 베테랑 타자들이 주도하던 홈런 레이스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노시환은 7년 만에 탄생한 20대 홈런왕이고, 24년 만에 나온 23세 이하 홈런왕이다. 젊은 오른손 거포가 안 나와 걱정이 컸는데, 한국프로야구를 들뜨게 했다.

'홈런'으로 이글스의 52번 영구결번 레전드 김태균(41)을 불러냈다. 김태균이 2008년 홈런 1위에 오른 후 한화 선수로는 15년 만에 홈런왕이 됐다.

유망주 꼬리표를 말끔하게 뗐다.

마지막 확인 도장 하나가 남았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홈런처럼 13년 선배 최정(36·SSG)이 경쟁 상대다.

기록에선 노시환이 살짝 앞선다. 최정은 128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7리(552타수 140안타), 29홈런, 87타점을 올렸다. 후반기에 잔부상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까지 노시환의 홈런 1위를 위협했다. 프로 18번째 시즌에도 강력했다.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모두 노시환이 좋았다. OPS(출루율+장타율)는 최정이 0.936, 노시환이 0.929를 기록했다. 성적으로 보면 노시환의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정적이다. 최정은 8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은 역대 3루수 최다 수상자다. 노시환이 없었다면 기록을 추가했을 것이다.

2021년 정은원(23)이 한화 출신으로는 가장 최근에 수상했다. 그해 김선빈(KIA),안치홍(롯데) 등 선배들을 제치고 프로 4년차에 2루수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노시환에 앞서 1년 선배 정은원이 길을 열었다.

노시환이 받는다면 한화 3루수로는 2006년 이범호 이후 17년 만이다. 홈런으로 김태균을 호출하고, 골든글러브로 이범호를 불러내는 셈이다.

2021년 103안타-18홈런-84타점, 2022년 122안타-6홈런-59타점.

한화 타선의 '미래'로 기대가 컸던 노시환은 지난해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전년도보다 홈런이 12개, 타점이 25개나 줄었다. 장타를 의식한 스윙을 하다가 타격폼이 무너졌다. 부상으로 잠시 1군을 비우기도 했다. 그는 2022년을 "수치스러운 시즌이었다"고 했다.

지난가을부터 독하게 준비해 대반전을 이뤄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4번 타자로 맹활약을 펼쳐 4회 연속 우승에 공헌했다.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때도 4번을 맡았다. 대표팀의 4번 타자로 성장한 노시환이다.

2023년의 마지막은 골든글러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