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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2.3세' 3인방, 배구 명가 5년 암흑기 끝낼까? 대전에 '젊음'이 불타오른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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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성화재가 달라졌다. 젊은피가 맥동한다.

5일 천안 현대캐피탈전. 3세트 23-24로 삼성화재가 세트 포인트에 몰린 상황.

찬스볼이 넘어왔다. 잠시 망설이던 김정호는 다이렉트킬보다는 안정적으로 한번 올리는 것을 택했다.

세터 이재현(20)의 머리 위에 공이 떠올랐다. 이때 이재현은 비호 같이 뛰어올라 그대로 상대 코트에 공을 내리꽂았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한방. 올시즌 이재현의 첫 득점이었다.

비록 삼성화재는 3세트를 내줬지만, 이때 한번 바뀐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4~5세트를 몰아치며 '클래식 라이벌'을 상대로 이번 시즌 3전 전승을 거뒀다. 이재현은 4세트 7-8까지 팀을 이끈 뒤 노재욱과 다시 교체됐고, 노재욱이 역전승을 완성시켰다.

중부대 출신 이재현은 2002년생이다. 올해 2라운드 7순위(전체 14번)으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신인이다. 1m80으로 키는 작은 편이지만, 민첩함과 점프력은 남다르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이재현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세터로 나선 첫 경기에 저정도 할 수 있는 세터가 있을까 싶다. 배짱도, 자신감도, 힘도 있다. 성실하게 준비해왔다"고 칭찬했다.

이어 3세트 플레이에 대해서는 "네트에 붙은 워낙 (공격하기)좋은 볼이었다. 블로킹도 없었고"라면서도 "키는 작지만 세트하는걸 봐도 정말 공격적인 선수"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은 세트 중후반에 교체 투입되는 원포인트 서버 역할을 맡았다. 이날 경기전까지 7경기에 출전, 18번의 서브를 구사했다. 서브에이스 없이 범실만 4개였다.

이날 2세트 교체 투입이 본격적인 세터 기용으로는 처음이었다. 이전까진 주전세터 노재욱이 흔들릴 때 이호건이 투입됐지만, 이호건은 부상으로 당분간 뛸 수 없는 상황이라 이재현에게 기회가 돌아왔던 것.

경기 후 만난 이재현은 당돌했다. "대학 때도 2단 공격을 좋아했다. 프로에도 통할까 싶었는데…"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오히려 원포인트 서버보다 세터로 나오니 긴장이 금방 풀리더라"며 웃었다.

롤모델로는 일본 국가대표 세키타 마사히로를 꼽으며 "그 선수도 키가 1m80이 채 안되는데, 코트에서 참 여유가 있다. 공격수가 때리지 좋게 올려주는 공이 인상적이다. 항상 따라해보고 싶었다"면서 "지금은 1+1으로 기용되지만, 언젠가는 주넌 세터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2018~2019시즌부터 5시즌 연속 봄배구에 실패했다. 순위도 4-5-7-6-7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6일까지 9승4패(승점 23점)으로 3위에 올라있다. 1위 우리카드(승점 27점)부터 5위 한국전력(승점 21) 사이에 펼쳐지는 순위싸움의 한복판에 있다. 올시즌 풀세트 접전시 4전 전승을 거둔 뒷심도 돋보인다.

이재현 외에도 지난해 신인상에 빛나는 김준우, 최근 제대한 김우진(이상 23)까지 활약하며 한층 탄력이 붙었다. 김준우는 10득점(5블록)을 따내며 미들블로커가 부족한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우진 역시 11득점을 따내며 팀의 활력을 이끌었다.

김우진은 탄탄해진 수비와 강력한 스파이크로 복귀 후 2경기만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날이 2번째 선발출전이다. 김우진은 "군대 가기전에도 야간에 리시브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 (상무)박삼용 감독님께도 수비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웃었다.

"그 사이 팀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 파이팅하고 분위기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상무 다녀왔으니 이제 남은 건 배구 뿐이다. 처음엔 살짝 위축됐는데, 이제 자신감이 붙었다."

천안=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