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추락했다. K리그2(2부) 무대로 '다이렉트' 강등됐다. 초유의 일이다.
K리그 구성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라운드 안팎에선 벌써 수원의 대규모 이탈(엑소더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그동안 K리그2 강등 구단 대부분이 예산을 줄였다는 것이다. 고연봉 선수들의 연봉 삭감, 혹은 대규모 매각이 벌어진 케이스가 있다. 두 번째 이유는 2부로 떨어진 수원엔 더 이상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이적을 원할 수도 있다. 현 상황에선 이 모든 가능성이 '물음표'로 남는다.
수원 구단은 지난 2일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 직후 그라운드 전광판을 통해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 삼성이 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오동석 수원 단장은 현장에서 팬들과 만나 사퇴 의사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변화를 가지고 갈지는 미지수다. 구단 수뇌부 사표설도 돌지만, 그룹 차원에서 받아들일지도 불투명하다. 대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예산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선수들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A관계자는 "수원이 어떤 노선을 정할지 아직 모른다. 승격을 위해서는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전의 역사를 보면 K리그2 강등 팀들은 대부분 예산을 삭감했다. 노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 컨트롤타워(프런트)도 확실치 않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감독 성향에 따라 선수단 변화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B관계자도 "수원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구단은 연봉을 삭감하려 할 것이다. 선수들은 팀을 떠나고 싶어할 수 있다. 하지만 매각하는 것도, 떠나는 것도 다 어려운 일이다. 계약 관계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연봉을 보장 받은 선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위약금 문제로 커질 수도 있다.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냉정한 현실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었다. C관계자는 "현재 수원의 일부 선수는 K리그1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많지는 않다. 2부 팀에서 탐을 낼 선수는 있겠지만, K리그1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선수는 많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수원의 강등이 현실이 됐다. 앞으로의 행보에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