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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에 프로데뷔→29세에 국대데뷔→30세에 해외진출?' 랩하는 축구선수 이순민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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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년은 '축구선수 중 랩을 제일 잘하고, 래퍼 중 축구를 가장 잘하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순민(29·광주)에겐 평생토록 잊지 못할 한 해다.

광주와 함께 올해 K리그1로 승격한 이순민은 2023시즌 리그 베스트 후보급 활약을 꾸준히 펼치며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A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어 지난 9월 대표팀 첫 발탁의 영예를 안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26세이던 2020년에야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순민은 29세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웨일스와의 친선 A매치를 통해 꿈꾸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A매치 일정까지 소화해 내년 1~2월 카타르아시안컵 참가도 유력하다.

여기에 소속팀 광주도 세간의 예상을 깨고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를 달성하며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월에 정식 힙합 앨범을 발매하고, 7월엔 팀 K리그 일원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친선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지난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을 끝마치고 만난 이순민은 "좋은 팀, 좋은 감독, 좋은 코치, 좋은 동료를 만나 지난 해보다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개인적으로 더 많은 걸 얻었다. 다 같이 열심히 하고 노력했는데 나 혼자 많은 걸 얻은 것 같아서 (동료들에게)미안하고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내가 더 잘 해야 나 같은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지 않겠나"라며 과거에 특정 선수를 본보기 삼아 발전하고자 노력했다면, 이제는 누군가의 본보기라는 생각으로 흐트러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부캐' 래퍼 활동 중인 이순민의 커리어는 활동명 'Wero(위로)'처럼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이정효 광주 감독은 이순민이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은인'들이다. 이순민은 "대표팀은 소집될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욕심에 휩쓸리면 안되겠지만, 좋은 동기부여로 삼는다면 더 노력할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2부리그 출신으로 국가대표 주전 스트라이커로 부상한 조규성(미트윌란)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국대 주전'의 희망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규성은 2부 안양 출신으로 전북 현대를 찍고, 현재 덴마크 미트윌란에서 뛰고 있는 A대표팀 공격수다.

이순민은 또 "이정효 감독 덕에 우리(광주 선수들)의 꿈이 커졌다.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한다. 축구를 떠나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한계를 두지 않고 노력한다면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내년 나이 서른을 맞이하는 이순민은 "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엔 감히 그런 생각(해외 진출)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부딪혀볼만하겠다, 부딪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깨지더라도 기회가 오면 주저하거나 피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시아 최고의 팀이 모이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이순민에겐 '기회의 무대'이다. 그는 "랭킹이 높고 좋은 환경에서 좋은 축구를 하는 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큰 무대로 갈 수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7년 광주 입단 후 줄곧 광주에서만 뛴 이순민의 계약은 2024년에 끝난다. K리그 빅클럽, 일본 J리그 등에서 이순민 영입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이순민은 "이제 시즌이 끝난만큼 광주 구단과 소통을 해봐야 한다. 구단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