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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덴마크 진출 후 첫 멀티골! 8호골로 득점 3위 '점프', 미트윌란, 비보르에 5-1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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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만찢남' 조규성이 겨울 휴식기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미트윌란은 5일(한국시각) 덴마크 헤르닝의 MCH아레나에서 열린 비보르FF와의 2023~20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7라운드에서 조규성의 멀티골을 앞세워 5대1 대승을 거뒀다. 미트윌란은 이날 승리로 승점 36(11승3무3패) 고지를 밟으며 전반기를 리그 1위로 마무리했다. 초반 많은 변화 속 다소 고전한 미트윌란은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를 탔고, 1위까지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미트윌란 뒤로 브뢴비(승점 34)와 FC코펜하겐(승점33)이 바짝 추격하면서 후반기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덴마크는 다른 유럽에 비해 한 달 빠른 7월 시즌을 시작해, 12월 초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추운 날씨 때문이다. 두달 넘게 겨울 휴식기를 가진 후 내년 2월18일 후반기를 치른다.

조규성이 펄펄 날았다. 조규성은 이날 멀티골을 터뜨리며, 전반기 9호골에 성공했다. 조규성은 지난 7월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었다.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조규성은 스코틀랜드의 명문 셀틱, 분데스리가의 마인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미네소타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조규성은 당시엔 유럽에서 도전할만한 컨디션을 갖추지 못했단 판단을 내렸다. 이적 시기를 여름으로 미뤘다. 전북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럽 클럽, 현지 에이전트와 연락했다. 최종 선택은 미트윌란이었다.

올 시즌 개막 후 다소 부침 있는 활약을 보였지만 이내 경기력을 되찾았다. 오랜기간 조규성을 지켜본 미트윌란이 손을 내밀었다. 조규성도 미트윌란의 제안에 빠르게 응답했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합류 뒤 "유럽 진출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딱 맞은 것 같다. 구단은 나를 위해 매우 헌신적이었다. 나는 이것이 옳은 이적이라고 확신한다. 매일 영어를 배우고 있다. 나는 사교적이고 외향적이다. 팀원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중시한다. 동기 부여가 됐고, 앞으로의 도전을 기대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트윌란 역시 등번호 10번을 안기며 조규성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덴마크로 향한 조규성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빅리그 대신 변방 리그로 간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최고의 활약으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조규성은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리그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 15시즌을 기준으로 미트윌란 역사상 처음으로 첫 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덴마크 벳365는 '구단 15년 역사상 입단 직후 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선수는 조규성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앞서 첫 2경기 연속골은 2018년 프랭크 오니에카(현 브렌트포드), 2020년 앤더스 드레이어(현 안더레흐트), 2023년 조규성까지 3명이었는데, 첫 리그 3경기 연속골은 조규성이 유일하다.

최근 미트윌란 출신 선수들이 빅리그로 향했다. 이 역시 조규성에게 호재였다. 미트윌란 공격수 소리 카바가 스페인 라스팔마스행에 성공했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도를 종합하면 옵션 포함 200만 유로(약 29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기니 출신 장신 공격수 카바는 2019년 디종을 떠나 미트윌란으로 이적했다. 최근에는 임대를 자주 다녔다. 2021~2022시즌 벨기에 주필러 프로리그의 아우트헤버를레이 뢰번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카디프시티에서 활약했다. 카바는 카디프시티에서 17경기 8골-1도움을 올리며 챔피언십 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버밍엄행이 유력하던 카바는 라리가 라스팔마스 유니폼을 입었다.

카바는 조규성의 파트너이자 경쟁자였다. 카바는 오모니아전까지 소화했다. 스벤 그레베센 미트윌란 디렉터는 "최근 카바에 대한 몇몇 제안이 있었고, 선수 본인도 라스팔마스 이적을 열망했다. 거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카바는 팀원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에 앞서 구스타프 이삭센이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에 입단했다. 카바까지 스페인 라리가에 진출하며, 덴마크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인다면 빅리그행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규성은 리그와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빠른 회복으로 돌아왔다. 한 경기를 제외하고 미트윌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전했다. 조규성은 초반에 비해 득점 레이스가 다소 주춤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한 경기 출전 속 리그에 확실히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팀에서도 페널티킥을 맡기는 등 조규성의 활약에 만족하는 눈치다. 조규성은 전반기 23경기에 나와 9골-2도움을 올렸다. 리그에서 8골을 넣으며 알렉산더 린드(실케보르IF), 니콜라이 벨리스(브뢴뷔 IF·이하 10골)에 이어 수페르리가 득점 단독 3위에 올랐다. 유럽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다. 조규성은 미트윌란에서의 연착륙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도 확실한 주전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미트윌란은 최전방에 조규성과 프란쿨리누를 투톱으로 내세운 4-4-2 전형을 꺼내들었다. 중원에는 찰스, 크리스토페르 올슨, 안드레 뢰머, 다리오 오소리오가 자리했고, 파울리뉴, 마스 베흐 쇠렌센, 스베리르 잉기 잉가손, 헨리크 달스고르가 포백을 이뤘다. 요나스 뢰슬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이한범은 벤치에 앉았다. 이한범은 지난 8월 미트윌란에 입단했다. 현재까지 교체로 1경기에 나섰다. 비보르는 4-3-3으로 맞섰다. 이사크 젠센, 아노시크 에멘타, 세르지뉴, 야콥 본데, 예페 그뢰닝, 마즈 쇤데가르, 올리버 분드고르, 얀 잘레텔, 니콜라스 뷔르지, 스르잔 쿠즈미치박, 루카스 룬드 페데르센 등이 출전했다.

원정팀 비보르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0분 역습에 나선 비보르는 빠른 패스에 이어 본데가 마무리에 성공했다. 전반 종료 직전 미트윌란이 동점골을 뽑았다. 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프란쿨리누가 헤더에 나섰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가 프란쿨리누의 머리를 가격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는 조규성. 조규성은 과감하게 중앙을 향하는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조규성은 지난달 6일 흐비도우레IF 원정에 이어 3경기만에 다시 골맛을 봤다. 기세가 오른 미트윌란은 전반 추가시간 오소리오가 먼거리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미트윌란은 후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시작 9분 만에 쐐기골을 터뜨렸다. 오소리오가 오른쪽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프란쿨리누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가 선방했지만, 이어진 세컨드볼을 주장 담스고르가 밀어넣었다. 스코어를 벌린 미트윌란은 후반 21분 또 다시 한골을 추가했다. 이번에도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후반 21분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올슨의 패스를 잡지 않고 그대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는 그대로 비보르 골망을 흔들었다. 3달전 비보르를 상대로 헤더골을 폭발시킨 적이 있는 조규성은 이날도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비보르전에서만 3골, 킬러로 거듭난 모습이다. 조규성은 최근 페널티킥 득점 밖에 없었는데, 모처럼 필드골까지 신고했다.

후반 39분 조규성의 헤더가 기점이 돼 마지막 다섯번째 골이 터졌다. 조규성의 헤더가 쇄도하던 프란쿨리누 앞에 떨어졌다. 프란쿨리누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교체로 투입된 올라 브륀힐센이 리바운드를 따냈고, 이를 밀어넣으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미트윌란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한범은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