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몰라요. 오키나와까지 직접 날아가서 상의했어요."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열린 2차 드래프트로 20대 젊은 포수 신범수를 내줬다. SSG 랜더스가 신범수를 3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사실 KIA로서는 고민이 많았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각 구단이 보호선수 35인 명단을 KBO에 제출했고, 그 외 선수 명단이 다시 공유됐다. KIA는 35인의 선수를 묶을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신범수 제외였다. KIA 심재학 단장은 "우리 구단에 S급, A급 선수는 적을지 몰라도 좋은 자원들이 많은 편이다. 범수를 제외하는 것은 너무 아까웠는데 그러자니 내놔야 하는 다른 투수들이 또 있었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너무 고민이 된 나머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 중이던 김종국 감독을 찾아 단장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심재학 단장은 "감독님과 코치들, 현장의 생각이 궁금했다. 명단 작성이 쉽지 않으니 현장에서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오키나와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신범수를 보호 명단에서 제외했다. 어느 구단이든 데리고 갈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신범수는 광주동성고 출신으로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후 꾸준히 팀내 유망주 포수로 꼽혔다. 아직 1군에서 기량이 만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주전 포수로 김태군과 다년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한준수, 베테랑 한승택 그리고 김선우와 신인 이상준.
무엇보다 팀이 모험을 걸어야할 포수가 한명 더 있다. 바로 주효상이다. 2016년 넥센 히어로즈 입단 당시 1차지명을 받을 정도로 공격형 포수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대형 유망주. 히어로즈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 이적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 후 부상으로 이적 후 첫 시즌은 1군 출장 경기수가 19경기에 그쳤다.
KIA는 그런 주효상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은 김태군이 안방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망주들이 자라서 그 자리를 경쟁으로 메꿔야 한다. 주효상이 그런 존재다. KIA 구단도 여러 변화를 통해 주효상의 '포텐' 터뜨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심재학 단장은 "우리가 계획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올해는 여러 이유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이제는 효상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어내보려고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제 선수가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