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바르셀로나 공격수 주앙 펠릭스는 골을 넣고 광고판 위에 올라가 주드 벨링엄(레알마드리드)처럼 두 팔을 좌우로 크게 벌렸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펠릭스는 4일(한국시각) 스페인 캄노우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 2023~2024시즌 스페인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 전반 28분에 1대0 승리를 이끄는 선제결승골을 넣고 이같은 행동을 했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이 장면이 스페인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된 건 펠릭스의 신분 때문이다.
펠릭스는 아틀레티코 소속으로 지난 여름 바르셀로나로 한 시즌 임대 온 '임대생'이다. 올시즌이 끝나면 아틀레티코로 돌아가야 한다. 2019년 벤피카에서 아틀레티코로 이적한 펠릭스는 임대를 앞두고 아틀레티코와 2029년까지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날 펠릭스는 임대 후 처음으로 아틀레티코를 적으로 상대했다. 관심은 온통 펠릭스에게 쏠렸다. 최근 물오른 경기 감각을 유지한 펠릭스가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얀 오블락의 머리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망을 갈랐다.
펠릭스는 골을 넣고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친 것은 아픈 곳을 또 치른 격이었다. 경기 후 세리머니에 대해 "자연스러웠다. 경기장 열기에 몸을 맡겼다"면서 "지난 여름에 경험한 것에 대한 안도감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어땠는지 알고 있다. 그들에게 더 큰 기쁨이었을 터"라고 했다.
펠릭스는 지난여름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 펠릭스는 7월 국내 방한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를 드림 클럽이라고 표현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그런 펠릭스를 1군 훈련 명단에서 뺐다.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펠릭스 역시 시메오네 감독 등 아틀레티코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던 모양.
펠릭스는 경기 도중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와 충돌했다. 충돌 후 쓰러진 펠릭스가 히메네스를 향해 "너, 나를 때렸지?"고 하자, 히메네스가 "싸우고 싶어?"라고 말하며 맞섰다. 근처에 있던 아틀레티코 주장 코케가 "진정해. 그(펠릭스)는 너의 두 번째 옐로카드를 유도하고 있는거야"라며 중재에 나섰다.
펠릭스는 경기 후에는 "나는 그들 모두와 잘 지내고 있다. 가족보다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을 매우 사랑하고, 우리(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고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귀중한 승리를 거둔 바르셀로나는 승점 34점으로 3위를 탈환했다. 선두 레알마드리드(38점)와 4점차다. 아틀레티코는 승점 31점으로 4위.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