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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이전에 이덕화 있었다...드라마 '5공화국'도 다시 보기 열풍 [SC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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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하자 같은 역사적 배경을 지닌 드라마 '제5공화국'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신군부의 수장 전두광(황정민 분)과 이를 막으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의 대결을 그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2월 4일 오전 7시 기준 개봉 2주차 주말 4,655,112명 관객을 동원, 12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봄'의 흥행에 힘입어 같은 시대 배경을 다룬 드라마 '제5공화국'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5공화국'은 1979년 10.26 사건부터 12.12 쿠데타, 1980년 5.17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자세히 다룬 유일무이한 정치드라마다. 당시 재야 인사들의 행보,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과 삼청교육대 6.29선언까지 영화 '서울의 봄'을 예습, 복습하기 좋은 작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제5공화국'은 문화방송(MBC)에서 2005년 4월부터 9월까지 총 41부작으로 방영했다. 총 41회 회차 중 4~11회는 '12.12 쿠데타'를 부제로 하고 있으며 12회는 영화 제목과 같은 '서울의 봄'을 부제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배우 황정민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 배우 정우성이 육군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 장태완을 모티브로 각색된 인물 이태신을 연기한 '서울의 봄'과 다르게 '제5공화국'은 등장인물이 실존 인물의 실명으로 등장한다.

전두환 역은 배우 이덕화가, 장태완 역은 성우이자 배우인 김기현이 맡았다.

이덕화는 이 역할을 위해 데뷔 이후 줄곧 착용해왔던 가발까지 벗어 던지고 민머리로 카메라 앞에 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드라마 방영 당시는, 생전 전두환이 이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터라 연기하는 이덕화의 부담이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4월 열린 '제5공화국' 기자간담회에서 이덕화는 "생존해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어 부담된다"면서 "50년 뒤에 제작된다면 매력 있는 배역이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민감한 게 사실이다. 캐릭터 분석을 많이 하지 않고, 제작진에 전적으로 맡기고 의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기현은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극중 신군부 세력에게 호통을 친 카리스마 넘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장포스'(장태완+포스)라는 별명까지 탄생됐다. '서울의 봄' 개봉 이후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는 이미 '장포스' 관련 영상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서인석, 홍학표, 이재용 등 당시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 긴장감 넘치는 연출, 역사적 고증 등 3박자를 고루 갖추었다는 평가로 방영 당시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서울의 봄'의 흥행에 따라 MBC ON은 같은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제5공화국'을 전격 편성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조회수도 폭발적이다. 총 41회 중 1212 군사반란을 다룬 5~10화는 최근 다시 보기 열풍으로 조회수가 평균 150만회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장태완 장군의 분노가 폭발하는 7회는 250만에 육박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다시 드라마를 음미하려는 시청자가 상당수다. 댓글엔 "영화를 보고 다시 보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 속 연기와 연출력이 대단하다" 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서울의 봄'은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한국영화들의 흥행 성공 추이를 따라가고 있다. '국제시장',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빠른 속도로 꺾이지 않는 상승세를 보이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의 봄'이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며 '범죄도시3'에 이어 2023년 두 번째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jyn20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