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올 한해 K리그 준우승, FA컵 우승, ACL 16강 진출(진행중)을 이끈 포항의 김기동 감독이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최종전을 0대0 무승부로 마친 뒤 "올해 K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광주와 대결에서 항상 좋은 경기를 보여줬었는데, 너무 이른 시간에 퇴장을 당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 변화를 주면서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얻은 것도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포항은 전반 8분만에 공격 선봉 이호재가 다이렉트 퇴장하는 중대 변수에 직면했다. "축구라는 게 순간적으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 뭔가 해야된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갔다. 호재가 눈물을 보일 정도로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다. 올해 급상승한 재원인만큼 많이 배우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중엔 골키퍼 황인재의 선방이 빛났다. 이날 포항은 수적열세 속 상대에게 17개의 슛을 허용하며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황인재는 허율의 연속 헤더를 포함해 총 9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골이다 싶을 정도의 슛도 막아냈다. 동해안더비 때 조현우가 우리의 슛을 막아낸 것처럼 잘해줬다"고 엄지를 들었다. 이어 "강현무가 입대하면서 골키퍼 포지션이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동계훈련 때 열심히 했고, 수비수들이 잘해주다보니 황인재 역시 자신감,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왔던 것 같다. 올해 인재가 잘해줘서 우리가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항은 올해 FA컵 우승, 리그 준우승이란 값진 성과를 얻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일찌감치 조 1위로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리그, FA컵 '더블 우승'을 차지한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 감독은 "만족한다. 2% 부족한 건 리그 우승일 텐데, 우리가 리그 우승을 했다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창단 50주년인 올해 뭔가를 이루고 싶었다. 경기를 하고 훈련을 하며 선수들이 그 방향으로 잘 따라와줬다. 목표로 했던 걸 차곡차곡 해나갔다. 나에겐 큰 영광이었고 기쁜 해였다"며 미소지었다.
포항은 내년에 다시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2연패' 울산에 도전할 정도의 자금력을 갖출 수 있을까. 김 감독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자금을 마련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구단에서 지역사회, 기업들과 소통하고 노력한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