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외국인 선수 5명을 한꺼번에 날렸다. 1일 투수 조 군켈을 비롯해 내야수 프레디 갈빌스, 윌리안스 아스투디요, 외야수 코트니 호킨스, 알프레드 데스파이네가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들 모두 올시즌 최악의 부진으로 상처를 남겼다.
우완 군켈은 한신 타이거즈에서 3년을 뛰고 이적했다. 2020년 첫해 연봉 5500만엔으로 시작해, 지난해 1억7000만엔,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1억6000만엔을 받았다. '재팬드림'을 이룬 셈이다.
일본프로야구 4번째 시즌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5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5.82. 주축 선발 역할을 기대한 외국인 투수가 17이닝을 던지고 끝났다.
지난 5월 1군에 올라온 군켈은 6월 17일 옛 소속팀 한신과 인터리그(교류전)에 중간 투수로 나갔다. 이 경기에서 ⅓이닝을 던지고 1군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는데 1년 만에 바닥으로 내려갔다.
4명의 외국인 타자도 비슷했다. 올시즌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보다 더 심하게 부진했다. 이들 4명이 친 홈런이 놀랍게도 1개뿐이다. 지난 7월 아스투디요가 때렸다.
아스투디요는 20경기에서 타율 1할3푼6리-6안타-1홈런-3타점, 갈빌스는 19경기에서 1할5푼2리-5안타-1타점을 올렸다. 아스투디요의 올해 연봉이 1억8000만엔, 갈비스가 3억4000만엔을 받았다.
미국 독립리그에서 데려온 호킨스는 3경기 출전에 그쳤다. 8월 30일 오릭스 버팔로즈전에 첫 출전했다. 올시즌 9타수 무안타 1타점에 삼진 4개를 기록했다. 올해 연봉 6600만엔.
쿠바 대표 출신인 데스파이네는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8년을 뛰었다. 지바 롯데 마린즈를 거쳐 소프트뱅크에서 주축 타자로 맹활약했다. 이적 첫해인 2017년, 퍼시픽리그 홈런 타점왕에 올랐다.
지난 몇 년간 하락세를 타면서 재계약이 불발됐다. 그런데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이 깊어지자 소프트뱅크가 그를 다시 불렀다. 지난 6월 연봉 1억8600만엔에 계약했다.
그러나 기적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는 20경기에 출전해 홈런 타점없이 7푼1리, 3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명성과 거리가 먼 성적이다.
4명의 타자 연봉을 합치면 7억8200만엔, 한화로 약 69억원이다. 넷이서 14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매년 우승을 노리는 '큰손' 소프트뱅크. 매년 아낌없는 투자로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엔 FA 외야수 곤도 겐스케와 7년 50억엔, 메이저리그 구원왕 출신인 로베르토 오수나와 6억5000만엔에 계약했다. 또 미국에서 돌아온 아리하라 고헤이를 3년 12억엔에 데려왔다.
이런 투자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규리그에서 오릭스, 지바 롯데에 이어 3위를 했다. 3년 연속 재팬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