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볼을 살리기 위해 몸을 날리고, 넘어져도 오뚜기처럼 금방 일어나 플레이를 이어가던 정관장 메가가 긴 랠리를 끝내는 스파이크로 득점을 올린 뒤 포효했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와는 별도로 아시아 쿼터 외국인 선수 1명을 추가로 뽑는 제도가 신설됐다. 정관장은 아시아 쿼터 중 메가를 선택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185cm 큰 신장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의 공격과 준수한 블로킹 실력 등 성실한 훈련 태도, 인성까지 좋은 메가에게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음표로 시작했던 메가의 예상하지 못했던 맹활약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특히 지난 시즌 승점 1점이 모자라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던 정관장은 메가 활약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메가는 1라운드 6경기 138득점을 올리며 정관장을 이날 경기 전까지 3위로 이끌었다.
메가의 공격 성공률은 48.5%로 전체 1위다. 1라운드 맹활약에 15표를 받아 흥국생명 김연경을 제치고 1라운드 MVP까지 수상했다.
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현대건설과 정관장의 경기. 메가의 표정은 훈련이 시작되자 더 진지해졌다. 미니게임에서 선상으로 나가는 볼을 살리기 위해 연신 몸을 날리는 메가 열정에 현장 스태프도 깜짝 놀랐다.
훈련도 실전처럼 소화하는 메가의 뜨거운 열정. 마치 실전 경기 때 1점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같았다. 메가 열정에 동료들도 파이팅 넘치게 훈련을 소화했다.
1세트 막판 3점까지 벌어지다 25대25 동점을 만든 정관장. 메가의 서브가 라인 밖으로 벗어나며 허무하게 점수를 내줬다. 메가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뒤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정관장 선수들도 1세트 내내 몸을 날려 수비를 펼치고 중요한 순간 득점을 올려준 메가를 위로했다. 듀스 3번 접전 끝 1세트를 내준 메가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2세트 들어 연속 득점에 성공한 메가는 세터 염혜선을 향해 양손 엄지척을 보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파이팅 넘치는 메가 활약에 정관장은 26대24로 2세트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메가는 이슬람교 신자다. 경기 때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메가는 히잡을 착용하고 있다. 머리와 목에 고정 장치를 설치한 경기용 히잡이지만 흐르는 땀은 경기 내내 메가를 괴롭힌다. 남들 보다 불편할 수도 있지만 메가는 누구보다 열심히 플레이를 펼치며 시즌 초반 정관장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