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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설리 주연 '4: 클린 아일랜드', 김지혜·황수아 감독이 전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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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13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페르소나 설리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 김지혜, 황수아 감독이 시청자들께 전하는 '어떤 마음들'을 보내왔다.

# 페르소나

페르소나는 원래 한 명의 배우가 여러 감독들의 페르소나가 되어 연기하는 기획의도로 출발한 프로젝트다. 같은 기획으로 설리(최진리)를 만났을 때, 그 역할은 뒤바뀌어버린다.

적어도 '페르소나: 설리'의 첫 번째 이야기를 펼친 두 감독(김지혜, 황수아)에게는 그랬다.

그녀에게 압도되었고 이끌려 들어갔다. 완벽히 아름다웠던 그녀의 '겉' 그 너머를 여행하려 했다. 거기에는 아무 벽도 없었고, 그녀는 얼른 마음을 보여주었다. 나와 다르지 않은 그 마음에는 질문과 답이 공존한다. 하지만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었다. 그녀의 마음은 우리의 마음, 아마도 당신의 마음과도 같다. 같았다.

# 마음

'마음이라는 건 뭘까요...' '4: 클린 아일랜드'는 설리의 꿈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욕망이라는 게 뭘까'의 대답으로 내놓은 것 중 가장 그녀 다운 것이었다. 어떤 사람의 몸에 '4'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저건 내 것인데 왜 저 사람 몸에 쓰여있지?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 마음으로 가까이 가보니, '4'가 아니라 '나'였다는, 그게 다인 꿈이다.

그 꿈이 작가의 마음에 '4'라는 도장이 찍힌 특별한 돼지를 데려왔다. 그리고 그 돼지의 마음속에 '나'를 품게 했다. 그 마음의 여정 속에서 많은 마음들을 건져 올렸다. 인간의 이기심이나 푸드 시스템에 대한 시니컬한 시선부터 존재와 부재, 관계와 더 나은 것이 되고자 하는 마음들.

4의 마음이며, 그녀의 마음이며, 나의 마음이며, 당신의 마음인 그 마음.

마음이라는 것은 뭘까... 알 수 없다.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마음속엔 누구나 '나' 자신만이 있다는. 그것. 우리가 마음에 무엇을 떠올리든 누구를 품든 마음엔 우리 자신만이 있다. 마음은 늘 '나' 혼자다. 그렇게 우리는 고독해진다.

# 4 +나+설리

내 마음에 내가 살듯이 4의 마음에는 4가 산다. 설리의 마음에도 설리가 산다.

29분짜리 짧은 이야기로 그녀를 알 수는 없지만, 모든 이야기는 또 모든 메시지는 결국 설리로, 그녀의 삶으로, 수렴한다. 배우 최진리는 모든 장면을 압도한다. 완전히 4이며 완전히 네찌다. 아름답고 낯설다. 그리고 그 낯선 아름다움은 다시 설리의 삶으로 해석된다.

작가와 감독이 어떤 마음을 품었던들 그렇게 되고야 만다. 그렇게 느끼는 것도,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도,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것도 결국 우리의 마음의 '나'이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바라본 다면, 당신의 마음에도 비슷한 기분이 스칠 것이다. 무엇을 느끼든, 무엇을 생각하든, 무엇을 품든, 그것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당신이다. 마음은 나 혼자다. 그리고, 그래서, 언제나 나의 것이다.

'4: 클린 아일랜드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 '클린 아일랜드'로의 이주를 꿈꾸는 '4'가 죄를 고백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기묘한 입국 심사장에서 어느 특별한 돼지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 시작되는 단편 극영화로, 지난 9월 27일 라이카시네마(서울 서대문구 소재)에서 팬과 관객들을 먼저 만나 묵직한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공개된 영화에서 그녀는 우리에게 처음 보는 얼굴(4)로 우리가 알리 없는 자기 자신(나)의 마음에 대해 묻는다. 그 얼굴이 낯설지만 사무치게 반갑고, 너무 예뻐서 그로테스크 하다. 알 것 같은데 모르겠다. 모르겠는데 알 것도 같다.

각본은 영화 '소원'과 드라마 '인간실격'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맡았고 연출은 다수의 뮤직비디오와 영화 '우리 집에 왜 왔니' 등을 연출한 황수아 감독과 각본을 쓴 김지혜 작가가 공동 연출했다.

2019년에 촬영된 '4: 클린 아일랜드'는 오는 11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