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폭풍군단' 원주 DB가 6년 만에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추가했다.
DB는 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서 94대58로 크게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DB가 세운 개막 후 7연승은 2017~2018시즌 서울 SK가 세운 이후 6년 만에 나온 역대 5번째(8연승 2차례 포함) 기록이다. DB 구단으로서는 역대 최다인 8연승을 기록했던 2011~2012시즌 이후 4394일 만의 경사이기도 하다.
더구나 DB는 전체 정규리그 기준 754일 만의 7연승과 함께 팀 정규리그 8연승, 홈 5연승의 기록도 작성해 홈 6연전 첫날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선수 때도 그랬지만 그냥 한 경기다."(원주 DB 김주성 감독), "상대 팀에 막아야 할 요소가 너무 많아서…."(서울 삼성 은희석 감독). 두 팀의 경기 전 라커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객관적 페이스에서 일단 극과 극, DB는 파죽의 연승 행진 선두를 달리는 중이고 삼성은 2연패, 최하위에 쫓기는 공동 8위였다. 이런 상황이 말해주듯 선두 김주성 감독은 여유로운 표정과 함께 오히려 선수들이 연승 기록를 의식하다가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행복한 고민이었다.
선수 시절 역대 개막 후 최다연승(8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김 감독은 "그때도 그랬지만 연승에 연연하면 안된다. 승리로 끝나야 연승이 되는 것"이라며 "디드릭 로슨의 부담을 덜기 위해 김종규를 코피 코번에 붙이는 등 우리 플레이를 정상적으로 하면 된다"고 담담하게 경기에 임했다.
반면 삼성 라커룸은 근심이 적지 않았다. 올시즌 중심 역할을 기대했던 차민석과 신동혁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울 자원이 부족한 현실. 하는 수 없이 신인 조준희를 조기 투입하고 있지만 공격력 대비 수비 리스크를 안고 가야 했다. 게다가 DB는 트리플 타워의 높이에 스피드까지, 사실상 완벽 전력을 자랑하는 터라 "막아야 할 게 너무 많다. 말처럼 속도와 높이를 모두 막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라는 은 감독의 기대 반, 걱정 반 푸념이 절로 나올 만했다.
은 감독은 "가장 위협적인 상대가 로슨인데, 코번이 잡아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면서 "DB의 트리오(로스-강상재-이선 알바노)는 막강하다. 그래서 막을 것도 많은데 어떻게든 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막상 뚜껑이 열리니 예상대로 강한 DB는 초반부터 기션잡기에 들어갔다. 로슨이 득점 욕심을 내기보다 어시스트, 가로채기 등 '조연' 역할에 충실하면서 알바노가 펄펄 날았다. 23-15로 앞선 채 가뿐하게 2쿼터를 맞은 DB, 상대팀 감독의 우려대로 알바노에 이어 강상재가 바통을 이어받은 듯 몸을 풀기 시작하니 아쉬울 게 없었다. 빅맨 코번, 이원석 덕에 골밑 싸움에서 그다지 밀리지 않았던 삼성은 42%의 저조한 필드골 성공률과 무려 9개의 턴오버에 추격의 맥을 살리지 못하며 33-44, 점수 차가 더 벌어진 채 전반을 마쳐야 했다.
기가 눌린 삼성은 3쿼터 초반 턴오버를 연발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 사이 DB는 로슨, 강상재 김종규의 트리플 타워를 본격 가동하면서 폭풍 질주했다.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겨 두고 무려 30점 차로 달아나자 김 감독은 일찌감치 베스트5 대신 식스맨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여유를 보였다.
안양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안양 정관장이 접전 끝에 부산 KCC를 74대72로 눌렀다.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