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한화 이글스 마무리 훈련. 젊은 유망주들뿐만 아니라 올 시즌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고졸 루키' 문현빈(19), 내야수 이도윤(27) 정은원(23), 외야수 이진영(26)이 참가했다. 상무를 제대하고 후반기에 맹타를 휘두른 외야수 최인호(23), 백업 포수 박상언(26)도 미야자키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들 6명은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뛰었다. 최인호는 1번-좌익수, 이진영은 5번-중견수, 문현빈은 6번-2루수, 이도윤은 9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정은원, 박상언은 경기 후반에 교체로 나섰다.
문현빈 이진영 최인호 남지민(22)은 미야자키 피닉스리그(교육리그)를 거쳐 가을캠프까지 동행하고 있다.
미야자키 멤버 32명 중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장충고 졸업을 앞둔 '절친' 황준서(18)와 조동욱(18)이다. 좌완 투수가 부족한 한화가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작정하고 1,2라운드에서 뽑은 유망주들이다. 당장 내년 시즌부터 활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당연히 전제가 따른다. 프로 선수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를 한 한화. 3년 연속 최고 투수 유망주를 지명할 수 있었다. 2022년 문동주, 2023년 김서현, 올해 황준서를 데려왔다.
둘은 지난 10월 중순 팀에 합류해 분위기를 익혔다. 일본 미야자키로 출발하기 전 2주 정도 대전야구장에서 선배들과 함께 훈련했다.
고교 시절 주목받은 특급 인재라고 해도 프로에선 배울 게 많은 '왕초보'다. 황준서는 "확실히 (훈련이)체계적이다"라고 했고, 조동욱은 "프로는 다른 것 같다"라고 했다.
입단하자마자 해외 마무리 훈련. 둘은 이구동성으로 "구단에서 기대가 있으니까 데려가 주시는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해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둘의 목표는 같다. 프로 1년 차부터 1군 경기에 등판하는 것이다. 마무리 훈련에서 인정받고, 해외 전지훈련, 시범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뛰어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이 더해지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조동욱은 "준서랑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등판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훈련을 열심히 해 팀이 원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했다.
둘은 홈 팬들 앞에서 정식 인사를 한 지난달 16일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때 대전 팬들의 엄청난 열기를 경험했다. 만원 관중이 어린 선수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최원호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 앞서 "신인 선수들을 직접 보고 장단점을 파악해 내년 시즌 활용 방안을 구상하겠다"라고 했다.
마무리 훈련을 시즌 마무리가 아닌 내년 시즌으로 가는 첫 단계다.
당면 과제는 근육과 체력 업그레이드. 황준서는 "체력적으로 부족하다는 느꼈다. 마무리 캠프에서 잘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했다.
황준서는 키가 1m87, 조동욱은 1m90이다. 군살없는 마른 체형이다. 한화 구단의 한 코칭스태프는 "성장과정에 있는 어린 선수들이다. 프로 선수의 몸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둘은 마무리 캠프 기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선배 중에 피지컬 롤 모델이 있다. 2년 위 선배 문동주다. 두꺼운 어깨, 상체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가을캠프가 끝나면 확실히 성장해 있을 것 같다."
둘이 한목소리로 한 말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