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양말이 웬수였다.
3조 8540억, 5218억의 슈퍼리치, 방시형과 박진영이 양말 한켤레로 대판 싸우고 결별, 그 덕에 K-POP 역사가 바뀌었다.
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17회 '운명적 만남' 특집에는 JYP CCO 박진영, HYBE(하이브) 의장 방시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시혁은 "그때 미국에 둘이 놀러 갔다가 간 김에 LA에서 (박진영이) '우리 왠지 될 거 같다'고 해서 저도 동조했다. 그땐 '한국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고 2003년 당시를 떠올렸다.
이들의 호기로운 미국행은 시작부터 가시밭길이었다. 회사 주주들의 반대로 현지 생활을 사비로 다 해결해야 했던 것. 박진영은 "1년간 사비를 써서 성공하면 회사 자산을 쓰게 해준다고 했다. (그런데) 둘 다 돈 한 푼 없이 가서, 아는 형이 방 한 칸을 내줬다. 신혼집에 한 달만 있겠다고 하고 4개월을 있었다. 차고에 악기를 세팅하고 노래를 만들었다. 둘이 한 방을 썼다"고 회상했다.
"제가 빨래하고 형이 다른 일을 하기로 했다"고 전한 방시혁은 소위 '양말 대첩'으로 결국 결별,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형이 양말을 포개서 던져놓는데, 형이 신던 양말을 제가 풀어야 하지 않냐. 남이 신던 양말을 만지기 싫어서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자꾸 하더라. 어느 날 내가 폭발했다"고 떠올렸고, 박진영은 "깜짝 놀랐다. 양말 가지고 이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그런데) 미국 동거 4개월간 시혁이는 쌓였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박진영은 "저는 막 저지르는 타입이고 시혁이는 다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저는 갑자기 양말로 화를 내니까 '이 자식이!' 했다"며 "(그 사건으로) 시혁이가 가출해서 나갔다. 누워있는데, 밤에 잠깐 들어왔다. 조용히 들어와서 자다가 귀국하더라"고 부연했다.
"양말 사건이 없었다면 K-POP(케이팝)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방시혁은 "저는 형이 미국에 있겠다고 해서 같이 남은 거지, 사실 고민이 얕았다. 제 결심이 약해서 돌아왔다. 그런데 형은 심지가 있어서 남았고, 뒤 세대에게 (미국 진출)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